오늘도 감사합니다.

친정엄마 분투기 1

아리아리짱 2020. 1. 7. 06:32

31일 밤기차로 동탄으로 향했습니다. 출산한 딸에게 일하는 친정엄마로서 제대로 도움이 되지못해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많았어요. 3~4일이라도 이렇게 함께 하면서 딸의 몸조리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산후 조리원에서 퇴원한 딸은 아기와 함께 일상의 리듬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딸과 함께 하면서 불쑥불쑥 이전의 제 육아 방식을 고집하며 참견이 됩니다. 딸이 젊은 엄마, 아빠의 육아 방식을 존중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사실 아기 이름 정할 때도 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해서 딸 부부가 고심이 컸던 것을 압니다.

기차 타고 동탄을 향할 때 ‘부모는 감독관이 아니라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는 김 피디님 말씀을 되새기며 왔는데 이렇게 불쑥불쑥 감독관이 됩니다. 계속 마음속으로 ‘관찰자’ ‘관찰자’가 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합니다.

장성하고, 결혼해서 독립적 삶을 살고 있는 자식에게도 삶을 비집고 들어가고 싶은 것. 이 것 ‘워 워’ 자제해야 하는 것이죠!

부산의 재래시장에서 싱싱한 생선들과 조개들을 아이스박스에 준비해 쇠고기 미역국에 물렸을 딸에게 싱싱한 해물 미역국을 끓여줄 마음에 손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볍습니다.

예전에 저의 친정엄마가 양손 가득 먹거리 들고 저의 집을 방문했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딸의 출산과 함께 그리운 친정엄마 생각이 자주 납니다. 요양병원에 계실 때 길어지는 병원생활에 지치고 힘들어 하며 마음을 다해 정성껏 모시지 못했던 것들이 후회됩니다. 친정엄마가 젊고 건강 했을 때는 많은 도움과 손길을 받았는데 말입니다.

친정 엄마 도움 없이는 살림에 유독 서툰 제가 육아를 잘 해 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새록새록 듭니다. 딸집에 있을 때는 네 명이 함께 있는 듯합니다. 친정엄마, 나, 딸, 손녀.

엄마는 이럴 때 어떻게 하셨더라 하면서 육아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손녀의 탄생이 할미를 더 철들게 합니다.

딸은 애기가 밤에 조금 기척하며 울려고 하면 벌떡 일어나 수유를 시작합니다. 출산 후 계속 아기 수유를 2~3시간 마다 하기에 거의 쪽잠을 자는데도 본인이 생각해도 신기하답니다.

사위가 밤에 잠들기 전 애기 울면 자기가 달래겠다고 다짐을 하며 자는데도 정작 아기가 울면 쿨쿨 계속 잔답니다. 딸은 몽롱하고 피곤한 상태에서도 애기의 기척을 금세 알아차리는 본인이 신기하답니다. 그것이 새끼와 어미의 신기한 끈의 연결이겠지요.

딸에게 내 딸 먹거리와 건강은 내가 챙길 테니, 너는 네 딸 먹거리와 건강 챙기라고 하니 은근 기분 좋은 듯합니다. 이러니 친정엄마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요. 아무리 어른이 되어도 엄마의 손길과 마음 씀은 즐거운 것 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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