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모든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아리아리짱 2019. 12. 24. 06:23

 

<모든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신영복, 김신일, 김우창, 최재천, 박재동, 홍세화, 김제동, 채현국, 박영숙, 조은, 조한혜정/창비교육)

우리시대의 스승 열한 분을 모시고 ‘서울시 평생 교육 진흥회’의 원장 김영철님이 평생학습, 평생 공부에 대한 내용을 인터뷰한 책입니다.

첫 인터뷰는 신영복 선생님으로 시작합니다. 선생님의 말씀들을 대하니 마음이 아련해집니다. 우리시대의 큰 스승이셨던 분의 부재가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첫 번째 질문은 우리시대의 스승, 우리 당대의 사표(師表)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신영복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십니다.

개인에게서 전인격적인 사표를 찾으면 안 됩니다. 그보다는 집단지성이 한결 중요하지요.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 하나의 종합적인 지혜를 만들어 가는 것, 함께 공부하는 평생학습의 가장 뛰어난 점이 바로 그것 아닙니까? 함께 공부하고 더불어 학습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벗이며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집단 지성이 표출되면 그게 바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사표가 되는 것이지요. 중국 명나라 때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23쪽)

선생님은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슴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다”라고 하셨어요. 암기가 아닌 공감과 애정으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나아가야 진정한 공부가 되어 “우리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을 승인하고 평화롭게 공존하자” 가 된다는 것입니다.

서구 근대 사회가 도달한 최고의 윤리가 공존과 똘레랑스(tolerance/용인, 관용)인데, 똘레랑스에는 강자의 패권적 사고가 스며있습니다.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을 승인할 것이 아니라 이 차이를 정확하게 인식해서 자기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차이란 것은 자기 변화의 교본입니다. 이런 변화를 실천으로까지 나아가야 진정한 공부라는 겁니다. 그래서 참된 공부는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고 했던 것이지요. ( 22쪽)

선생님은 평생교육, 평생학습을 ‘먼 길을 함께 가는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정의하십니다. 교육과 학습의 이상적 형태는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요.

 

두 번째 인터뷰는 우리나라에 평생교육 개념을 도입하여 ‘평생교육론의 개척자’로 칭송받는 김신일 서울대 명예교수님이십니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은 배우는 능력과 학습할 권리를 타고 났고, 다른 사람은 그저 도와 줄 수 있을 뿐이라고 하십니다.

‘교육주의’가 아닌 인간의 학습권에 기반한 ‘학습주의’를 주장하십니다. 교육주의 공부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권력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의무적 활동이고, 학습주의 공부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할 권리를 가진 것을 말합니다. 선생님은 평생학습의 필요성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과학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직업인으로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소비자로서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계속하여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한 나라의 주권자로서 잘못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도 공부할 필요가 있으며, 개인의 행복과 자아실현을 위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공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54쪽)

그 외의 아홉 분의 지혜의 말씀을 다 정리해서 옮기지 못하여 아쉬운데, ‘평생공부’에 대한 좋은 말씀들을 많은 분들이 읽고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