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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절친 부부

아리아리짱 2019. 12. 4. 06:16

(다음 사진자료 중에서)

남편과 남편의 절친인 배꼽친구는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남편과 절친은 중학교를 함께 다녔어요. 고등학교 때는 공차는 것이 좋아 교회에  다니기도 했고요. 남편의 말에 의하면 당시에 동네 축구팀을 형성하려면 교회에 가야 했고 교회 대항 시합들이 많았대요. 그나마 교회에 가야지 여학생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는 시절이어서 남학생들이 특히 교회를 많이 다녔답니다.

그러던 중에 남편은 교회에 예쁜 여학생이 있어서 한동안 사귀었대요. 당시에는 친하다는 인증 샷이 사진관에서 기념사진 찍는 것이어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고 하네요. 남편과 저는 다섯 살 차이 밖에 안 나는데 어느 시절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그 만남이 그리 오래가지 못했답니다. 어느 날 남편은 알고 보니 그 여학생이 남편의 절친과 양다리를 걸쳤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실 남편의 절친은 키도 좀 더 크고 인물도 잘생겼거든요. 그 사실을 안 후 남편은 친구에게는 내색하지 않고, 교회도 더 이상 나가지 않고 그 여학생과는 이별이었대요. 그 친구는 그 여학생과 자신이 사귀고 있었던 것을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각자가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인이 되어서 중학교 친구 모임을 다시 결성하며 우정은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친구들 중 절친이 가장 먼저 예쁜 부인(물론 어린 시절 그 여학생 아님)을 맞아 결혼하며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여 주어 친구들도 뒤따라 결혼들 하게 되었어요.

남편도 바쁜 직장 생활로 어느 듯 30살이 되었는데, 어느 날 친구네 집에서 아기가 꼬물꼬물 기어가는 것을 보니 정말 귀여워서 자기도 얼른 결혼하고 싶어졌대요.

결혼 후 부부 끼리도 같이 친하게 자주 어울리며 추억이야기를 나누다가 학창시절 한 여학생을 두 남자가 같이 좋아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이 웃었답니다. 그래서 우리 부인들은 남편들에게 바보들이라며 심심하면 그들의 첫사랑을 놀린답니다.

아들과 그 집의 둘째인 재민이는 같은 해 태어난 동갑내기로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같은 아파트로 이사 와서 이웃이 되어 아빠에 이어 2대에 걸쳐 아들들도 배꼽친구가 된 것입니다.

남편의 절친은 외아들이어서 그 부인은 아픈 홀시어머니 모시느라 많이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그 정도의 중병은 요양병원에 모실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 때만 해도 요양병원도 없었고, 며느리가 모든 걸 다 감당해 내야하는 때였거든요. 거의 10년을 그렇게 힘들게 병든 시어머니를 모시며 함께 생활한 친구부인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렇게 힘든 공을 많이 쌓아서인지 딸, 아들이 자라서 다 잘되었답니다.

남편의 절친 부부는 우리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늘 함께 해주었고, 기쁜 일에도 꼭 함께했습니다. 작년 남편이 큰 수술할 때도 수술실 마지막까지 따라오며 함께한 친구부부입니다. 7시간의 긴 수술시간 동안 아들의 절친이자, 한의사인 재민이도 함께 해주었고요.

그 절친이 얼마 전 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이제 여행 다니며 부부가 즐길 시간만 남았는데 건강에 적신호가 왔어요. 신장기능이 많이 약해져서 이식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절친의 딸, 아들이 이식을 원했지만 자녀들이 나이들면 나빠질 수 있는 유전적요인을 가지고 있어서,  절친의 아내가 신장기증자가 되어 이식수술을 했습니다. 두 부부의 수술 성공과 건강한 회복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남편 친구가 저를 제수씨라 부르니, 친구 부인이라서 동급이라며 남편이 우겨서, 저보다 네 살이 많은데도 ‘재민모친’이라 부르며 지냈는데, 이제 언니라고 부르며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재미있는 시간 가지렵니다.

“언니! 언니의 숭고한 사랑 존경하며, 성공적인 수술 후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하루 빨리 함께 하길 바랍니다.”

(다음 사진 자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