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포항에서 대전으로

아리아리짱 2019. 12. 3. 06:38

 

아들이 포항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전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대학 진학하면서 시작된 객지생활은 어느 듯 15년이 되었네요. 아들은 포항에서 10여년의 학업에 연이어 5년차 직장생활을 해왔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온 아들은 일찍 독립이 시작되었어요. 아들은 자라면서 자신의 일은 무엇이든 알아서 해내어 특별히 제가 더 신경 쓰고 뒷바라지 해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언제나 제 몫을 기대 이상으로 스스로 잘 해왔으니까요.

고등학교 때부터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아들입니다. 지켜보고 있는 부모의 마음도 숨 가쁠 정도로 긴장 속에서 지내온 아들이고요.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행복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들도 좀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삿짐을 대전 숙소에 풀어 놓으니 예상외로 아주 많았어요. 아들은 포항에서의 15년 살림살이니 당연하데요. 혼자 지내도 필요한 것들은 다 있어야 하니까요. 주방물품들을 정리하다 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혼자서 또 의식주 해결을 하면 제대로 챙겨먹겠나 싶기도 하고요.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둘이서 따뜻한 식사를 하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아들에게 말로 표현은 못한 채요. 요즘 자녀들은 그런 부모의 간섭도 달가워하지 않으니까요.

포항과는 달리 대전은 이제 기차로 나서는 여행길이 되겠어요. 대전 사람들의 느긋하고 푸근한 인심과 함께 아들이 대전생활에 잘 적응하기를 바랍니다.

포항에서 대전, 그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아들이 부모로부터 더 독립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겠지요.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것이다.’라는 김민식 피디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자식이 장성하니 자식과 부모는 그저 삶을 함께 꾸려가는 동료이자 친구인 관계로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서로 힘들 때 격려와 응원 해주고, 기쁠 때 웃으며 함께 즐거워하는 친구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아들이 여태까지 독립해서 잘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향해 잘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아들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꾸리기를 기도합니다.

 

주말 오후에 동탄의 딸이 만삭인 채 사위와 함께 오빠의 이사를 축하 할 겸 엄마와 아빠 얼굴을 보기 위해 합류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섯 명이 함께 모여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대전과 동탄이 그리 멀지 않아서 아들과 딸을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자주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식들이 부모의 생활권역을 넓혀 줍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잘 지내다가 필요하면 또 한데 뭉치는 전국구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아들!

대전생활 잘 적응하고, 늘 즐기는 삶 됩시다. 아자아자! 아리아리!

 

군자의 기개를 가지길 바라며 아들 탄생과 함께한 군자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