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식이 친구 아리아리

아리아리짱 2019. 11. 22. 06:05

 

 

아들, 딸 독립한 후 단출한 두 식구인 우리 부부만 남았습니다만, 각자의 일정으로 주 중에는 함께 식사하기가 쉽지 않아요.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식사를 하고, 저는 블로그 글쓰기와 국선도 수련을 마치고 아침을 먹습니다.

점심은 각자의 일정으로 편한 시간에 먹고, 저녁은 또 남편 혼자 먼저 먹습니다. 저는 일이 늦게 마치는 지라, 고구마 등 간단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많지도 않은 달랑 두 식구가 이건 조금 아닌 듯해서 주 중에 한 번 날을 정해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정했습니다. 요리해서 먹기에는 바쁜 일상이라 맛 집 데이트로 평일에 한 번 식당 순례를 하는 걸로요. 맛 집을 찾아다니면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중년 부부의 팀워크를 다집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를 측은함이 묻어난 애틋함으로 바라봐집니다. 기나긴 세월 어쨌든 함께 재미나게 지낼 수 있는 꺼리를 부지런히 찾아야겠어요. 그동안은 자식들 키우고 살아내느라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이제 쉬엄쉬엄 서로를 챙기며 여유를 가지며 살고 싶어요.

날이 추워지니 요즘은 따끈따끈한 돌솥밥집을 자주 갑니다. 밥도 차지고 맛나지만, 무엇보다 반찬이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식당이름도 ‘도니친구 미나리' 입니다. 집 밥처럼 따뜻하고 온기 있는 점심 한 끼로 중년부부의 시린 마음을 조금 녹여 봅니다.

 

‘식이 친구 아리아리’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서로 가려운 등 긁어주며 친구같이 알콩달콩 함께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중년의 신혼(구혼?), 사이좋게 재미지게가 숙제입니다.

오늘 정연복 시인의 <부부의 노래>가 가슴깊이 새겨지는 날입니다.

 

부부의 노래                 -정연복-

 

나는 너의 반달 되고

너는 나의 반달 되어

우리는 하나의

동그란 보름달이 되자.

 

혼자서는

외롭고 모자라지만

둘이 합하여

서로의 부족한 것 채워

밤하늘에 환히 웃음 짓는

보름달이 되자.

 

너와 나의 목숨

하현달 지나 그믐달로 야위고

마침내 그 목숨

스러지는 그 날까지

초승달에서 상현달로 부풀던

우리의 사랑 잠시도 잊지 말자.

 

나는 너의

너는 나의

소중한 반쪽

영원히 같이하는 반쪽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