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아픔이 길이 되려면

아리아리짱 2019. 11. 15. 06:19

 

매월 두 번 첫째, 셋째 주 토요일 아침 7시에 참여하는 ‘부산 큰솔나비’ 독서모임에서는 책 읽고 의견 나누기의 토론회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감사한 일, 실행했던 일을 통해 감사함의 섬세함을 키우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 소중한 시간을 통해 다른 선배님들은 이런 감사함들을 가지는구나 하면서 그 느낌을 키워 나갑니다. 이 시간만큼 제가 또 좋아하는 것은 책 기부 시간입니다. 선배님들이 기부한 책을 추첨을 통해 선물로 나누어 주는 시간입니다.

지난 독서모임에서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상담심리사로 일하시는 안자경 선배님이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이철우/북로드)를 기부하셨어요. 선배님은 매 번 좋은 책들을 기부하는 기부천사입니다.

제가 바로 행운의 당첨자가 되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까지 연애심리 보고서인 것입니다. 청년 선배님들에게 많이 도움이 될 듯해서 이 번 독서모임에 저의 기부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동아시아)과 함께 ‘책 기부 릴레이’에 동참합니다.

저자 김승섭은 의사이자 사회 역학(Social Epidemiology)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보건과학 과에서 부교수로 재임 중이시고요.

저자는 ‘개인의 삶에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 인가?’의 의문을 던집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며,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선생님은 생각하십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개인이 저항해 내기에는 너무나 큰 아픔들이 전해져옵니다. 그 아픔들이 길이 되어 함께 방법을 찾으면 또 다른 아픔들이 예방되고 치유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길에 대해 애써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책입니다.

 

혐오, 차별, 고용불안, 재난 사회적 상처는 우리 몸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의 눈으로 한국사회 건강불평등을 말하다!

 

관점의 문제입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몸과 건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고민이지요. 질병의 사회적 원인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그래서 더 자주 아픕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소득이 없는 노인이, 차별에 노출된 결혼이주여성과 성소수자가 더 일찍 죽습니다.

지난 몇 년간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인간의 몸을 병들게 하는지에 대한 논문을 읽고, 소방공무원, 세월호 생존 학생, 성소수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만나고 그들의 건강에 관해 연구하며, 여러 글을 썼습니다. 이 사회가 제게 던진 질문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온전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지만, 그 부족함까지도 나누며 함께 답을 찾아가면 좋겠다고 여겼습니다. (「들어가며」중에서, 표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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