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천년의 질문 3

아리아리짱 2019. 9. 17. 06:10

 

<천년의 질문 3> (조정래/ 해냄)

참 언론인 장우진을 통해 입법, 사법, 행정, 재벌 그리고 언론 이 다섯가지 권력이 우리나라를 망쳐 먹은 적폐에 대하여 하나하나 정확히 짚어 주시는 것에 그저 놀랄 뿐입니다.

법관의 변호사 개업 시 전관예우라며 수십억, 수백억의 수임료를 받아 챙기는 것은 나라 망쳐먹을 사법 범죄이고, 그 행위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열패감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고급공무원의 유관기관 재취업은 똑같은 행정 범죄임을 알려주십니다.

이 모든 것들이 관행이란 이름하에 공공연히 행해지는 현실입니다. 관행이란 습관화된 권력범죄임을 재차 강조하면서요.

독일 기자 렌쯔가 본 한국 재벌의 현주소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지금 한국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혀 규제가 안 되는 재벌들의 횡포인데, 재벌들의 온갖 횡포가 계속 메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있고, 직접 당하기도 하면서도 왜 국민들이 대대적인 불매 운동 한번 벌이지 않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오히려 그런 대기업에 서로 먼저 취직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사교육이 사회 문제가 될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이상스러운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192쪽)

그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주입식 교육으로 재벌의 사기가 죽으면 경기가 위축되고, 그러면 나라 전체 경제가 나빠지니 국민 모두가 잘살 수 없다고 누누이 반복해서 들어, 거의 최면에 걸린 것 같이 되어버렸답니다.

대중의 집단학습, 대중의 집단 최면, 그 고질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구하니 렌쯔 기자가 스웨덴 의회를 가보라고 권합니다.

스웨덴은 인구 천만이 안 되는데 GDP는 5만4천 달러의 국가이고, 정치는 국민을 최고로 잘 모시는 세계적인 모범국이라고 합니다.

법치국가의 변화는 법을 만드는 국회부터 변해야 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과 한국의 국회의원의 극명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모든 의원은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답니다. 아예 승용차 자체가 없답니다.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랍니다. 한국의 의원은 기본 보좌관 8명을 두고 있고 그 중 한명이 나라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며 운전기사를 한다고 하니 스웨덴의원은 깜짝 놀랍니다. 스웨덴은 보좌관이 한 명도 없다고 하네요. 단 두 의원 당 한 명의 국가 입법조사관이 있어 보조를 받으며 연간 수십 건씩 법안을 발의 한답니다.

그것이 휴일 없이 24시간 일하는 체제이므로 가능하고, 기본 적으로 봉사정신 없이는 수행 할 수 없는 직분이라 봉사정신으로 무장된 의원만이 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도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전원이 도시락을 싸다니며 근무를 한답니다.

모든 회의에는 전원 참석이 원칙이며 아파서 참석치 못하면 의사진단서를 제출해야한다고 하네요.

‘아아, 한국 국회의원들은 4년 동안 법안 발의를 한 건도 안해도 아무 책임 추궁이나 징계없이 차기에 또 당선이 되고, 회의에 수없이 불참해도 아무런 처벌없이 무사하답니다.’(207쪽)

면책특권이나 불체포 특권없이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듯 모든 국회의원들은 일반 근로자와 똑같이 일 할 뿐이다 라고 합니다.

우와! 우리나라처럼 의원들이 출장을 빙자한 외국여행인 출장성외유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모든 지출은 100% 투명하게 영수증으로 입증되어야 하고, 모든세금 사용은 단 한 푼도 속이지 않고 국민 앞에 공개됩니다. 세금 낭비는 곧 ‘도둑질’이라는 고정인식이 국민이나 의원들이나 확고합니다.(209쪽)

스웨덴 의원은 ‘정치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신조로 ‘봉사 기동대’라는 의식으로 일할 뿐이랍니다.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스웨덴 의원생활입니다.

정치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점철된 정치인에 대한 보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희들은 국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진정한 봉사와 희생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럼 국민들은 저희들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과 명예를 보내주십니다. 그것이 우리를 추동해 가는 힘입니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211쪽)

스웨덴이 오늘날 이렇게 정치가 자리 잡은 것은 시민들의 자각과 노력이 절대적 힘이었고 자각과 노력이란 시민들의 직접적인 감시와 감독이랍니다.

이 시민들의 감시와 감독을 위해서 수 많은 시민단체가 형성되어 있답니다.

국민이 국법을 준수하는 것은 의무이고, 국민이 위임한 모든 권력을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입니다. 수많은 시민 단체들이 심장이 뛰듯이 살아 움직이지 않고서는 그 사회와 국가는 병들 수밖에 없고, 민주주의는 시들어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것은 절대 불변의 사실입니다. ( 215쪽)

스웨덴 의원과 인터뷰를 마치고 의회 근처의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정치인이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정치인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그들은 우리의 행복을 만드는 마술사입니다.”라고 대답하네요.

이런 대답이 우리나라 현실에서도 나올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장우진 기자가 획기적인 시민단체를 꿈꾸며 나아가는 길이 진짜 우리 현실에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저는 몽상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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