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평균의 종말

아리아리짱 2019. 8. 19. 06:05

 

<평균의 종말> (토드로즈/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21세기북스)은 이번 나비모임의 독서 나누기 책입니다. 

지은이 토드로즈는 ‘평균적인 인간이란 잘못 된 과학적 상상이 빚어낸 허상이다’라고 외칩니다. 

저자는 중학생 때 ADHD장애판정을 받은 뒤 성적 미달로 고등학교를 자퇴했으나 그 이후 대학 입학자격 검정시험을 통과해 지역대학에 입학합니다. 야간 수업을 들으며 주경야독한 끝에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간 발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칩니다.

결국 자퇴생에서 하버드 교수로 성장해가는 자신의 과정을 통해 ‘개개인성’의 강력한 힘을 보여줍니다. 

산부인과 의사 로버트 L. 디킨스와 조각가 아브람벨스키의 합작품인 ‘노르마’라는 평균여성의 신체상을 만들어 가장 평균에 부합하는 여성상인 ‘노르마 닮은 꼴 찾기’를 하지만 결국 평균상에 일치하는 여성을 현실에서는 찾지 못하는 실험을 통해 평균은 허상의 기준임을 강조합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평균의 은밀한 독재에 우리가 휘둘려 왔음을 말합니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우수한 고등학교 과정과 학부 과정을 마치고 하버드에서 박사 과정을 하는 평균적 삶을 살지 않은 자신이 인생 반전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엔 자신의 직관에 따라, 또 그 뒤엔 의식적 결심에 따라 개개인성의 원칙을 따랐기 때문임을 강조합니다. 

케틀러적 공교육은 평균학생과 평균 근로자로 길러 내도록 커리큘럼을 설계한 학교 교육이었어요. 이어 테일러는 과거에는 인간이 최우선이었다면 미래에는 시스템이 최우선 돼야한다는 이론 하에 표준화 개념을 교육과 산업에 도입했습니다. 즉 공장식 학교 교육 공교육의 이론 근거가 된 것이지요. 

테일러주의자들은 평균적 근로자들로 이뤄진 시스템이 천재들로 이뤄진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라는 테일러식 원칙에 따르면서, 학교는 특출한 재능을 길러주려 애쓸 것이 아니라 평균적 학생을 위한 표준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83쪽) 

테일러에 이은 손다이크는 우등생을 가려내 이들에게 아낌없는 자원을 쏟아 붓는 것이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교육기회를 부여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등급 중심적 교육을 도입합니다. 

몰레나는 평균주의의 치명적 결함이 개개인성을 무시한 채로 개개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모순된 가정에서 기인함을 깨닫고 인간의 중요한 특성은 거의 모두가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재능이 특히 더 그러함을 강조합니다. 

평균주의는 우리의 사고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제한된 패턴에 따르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그런 패턴에 따른 견해가 너무 자명하고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제한된 패턴을 대체로 의식하지도 못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수많은 평균에 비교해 평가하도록 조장하며, 아니 강요하며 우리에게 그 정당성을 끝도 없이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직업적 성공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급여를 평균 급여와 비교해야 한다. 학업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 자신의 GPA를 평균GPA와 비교한다. 결혼이 늦은 편인지 이른 편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자신이 결혼한 나이를 평균 결혼연령과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평균주의식 사고에서 자유로워지면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차츰 직관적인 일이 됐다가, 더 지나면 당연한 일로 굳어질 것이다. (114~115쪽)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평준화와 표준화을 기본으로 경영관리를 함으로써 직원들이 시스템의 부품화 되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개개인의 회사 일에 대한 의욕과 열의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가 되는 이유입니다. 

저자는 개개인이 오로지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 될 수 있다는 신념에 입각해 있는 현재 사회에서, 평균의 원칙에 대한 대체 안으로 ① 들쭉날쭉의 원칙 ② 맥락의 원칙 ③경로의 원칙을 제시합니다. 

한 예로 작가는 월마트와 코스트코를 비교합니다. 월마트는 테일러주의 사고방식을 채택해 직원들을 통계적으로 다루며 쉽게 교체 가능한 평균적인 사람들의 대열쯤으로 취급하지만, 코스트코는 직원들의 개개인성을 이해하며 직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펼칠 만한 특정 맥락과 조화시키는 일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직원들이 독자적 경로를 추구하도록 북돋아 준다고 합니다. 그 결과 현재 월마트와는 비교하기 힘들게 코스트코는 년 성장률도 높고, 직원의 이직률도 현저히 낮으며,직원의 급여또한 높다고 합니다. 

코스트코는 획기적인 경영형태로 평균적인 입사조건이 아닌 개개인의 성실도에 따라 파트타임 직원에서 부사장에 오르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닌 구조로 누구든지 개인의 근면성에 따라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기업이든 개개인성의 원칙을 실행하면 그 개개인들의 충성심과 의욕과 열의를 가질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알게 모르게 평균에 기준을 둔 사고와 판단을 하는데 익숙했고, 그 기준의 잣대로 비교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균은 허구다’ 라는 말을 작가의 책 마무리글과 함께 되새겨 봅니다. 

이제 더는 평균의 시대가 강요하는 속박에 제한당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시스템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개개인성을 중요시 함으로써 평균주의의 독재에서 해방 돼야한다. 우리 앞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으며 그 시작점은 평균의 종말 이다. (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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