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역사의 쓸모

아리아리짱 2019. 8. 5. 06:31

 

<역사의 쓸모> (최태성/다산초당)

역사를 좋아하는 절친이 아트몰링 영풍문고에서 최태성 작가의 친필 싸인을 받으며 직접 구매한 책입니다. 따끈따끈 신간서적을 얼른 빌려와서 읽었답니다. 

역사는 막연히 암기해야하는 부담감있는 과목이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최태성 큰별 샘과 함께 하는 역사여행은 여름휴가로 떠나기 딱 좋은 책이었답니다. 역사적 인물과 시대적 배경을 스토리텔링방식으로 얘기 해 주시니 역사가 새록새록 새롭고 재미있는 과목이 됩니다.

역사의 대중화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교단을 떠나 무료 온라인 강의 ‘모두의 별 별한국사’ 와 유튜브 강의‘별별 스토리’를 진행 중이십니다. 큰별 샘을 통해 역사와 친해질 예감 백배입니다. 

그의 강의는 단편적인 사실 관계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역사의 본질을 파고든다. 넘치는 에너지, 균형 잡힌 관점, 그리고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역사가 암기과목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모든 강의의 1강을 ‘역사는 왜 배우는 가’ 라는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그는 “역사를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왜’라고 묻고, 그 시대 사람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라고 강조하며 진정성 넘치는 태도로 듣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책표지에서) 

요즘처럼 세대차를 넘어선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평범한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적응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태극기부대가 나이 드신 분들의 맹목적인 생각들이라고 하기에는 점점 그 연령대가 내려와 제 또래들 중에서도 현 정부에 각을 세우고 비판하는 모습들에서 무슨 근거들이 이렇게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의견은 들어볼 생각조차 없이 맹신하며 자신의 기준으로 나아가는지 궁금합니다. 

젊은 사람들 특히 <82년생 김지영>의 젊은 새댁들은 우리나라의 제사문화, 시집문화, 가사생활의 남녀평등을 위해서는 70대 이상의 나이든 분들이 다 사라져야 가능하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것에 놀라기도 한답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큰별샘은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상대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헤아려 보는 일입니다.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서로의 시대를, 상황을, 입장을 알게 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달라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어떤 물건이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하는 손을 가진 ‘미다스의 손’은 미다스 왕에서 유래 되었는데 이 왕의 귀가 엄청 큰 당나귀 귀라서 왕관 속에 숨기고 있었어요. 이발사만이 이 큰 비밀을 알고 혼자만 알고 있기에 병이 날 지경이라 갈대숲의 구덩이에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한 후 병이 나아 후련 했지만, 바람결을 타고 결국 소문이 온 세상에 알려진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일연 스님이 수집해서 쓰신 <삼국유사>에 똑 같이 당나귀 귀를 가진 신라의 경문왕 이야기가 있대요. 경문왕은 귀를 가리려고 두건을 썼어요. 그 귀의 비밀을 안 두건 기술자가 대나무 숲에 가서 비밀을 털어 놓아 속이 후련해졌고요. 대나무 숲 바람이 일어 결국은 경주 도성 사람들이 다 그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이 소름 돋을 만큼 일치 했답니다. 

우리는 그리스 로마신화는 교양을 넘어 상식으로 통용 될 정도로 대하면서 <삼국유사> 에 대한 이야기는 애써 읽어 보려 하지 않고 낯설어 한다는 것이지요. 일연 스님이 민간설화, 신화, 전설, 민담 등 정식 역사로 인정받지 못한 야사들을 모아 정리한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의 단군신화도 현재까지 전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덴마크의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이야기에 비견할 우리나라 해녀 ‘아리’가 있었대요. 아리에 대한 설화를 대하니 눈이 반짝합니다. 저의 필명과 겹쳐지니. 일연 스님이 안데르센과 같은 역할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된 역사책이 <삼 국유사> 였네요. 

저자는 동시대 인물을 멘토로 삼는 대신 역사에서 롤 모델을 찾아 볼 것을 권합니다. 전 생애를 통해 우리에게 조언을 건네는 그들이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운 인생길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하면서요. 

과거의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살아 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된다고 하니 그 역사 공부 제대로 차근차근 해 봐야겠어요.   

역사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입니다. 수천 년 동안사람 이야기가 역사 속에 녹아 있어요. 그 중에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 그들의 고민, 선택, 행동의 의미를 짚다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게 바로 역사의 힘입니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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