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태종대 수국축제

아리아리짱 2019. 7. 8. 07:01

 

해마다 요맘때는 태종대 공원 안에 있는 태종사 내에 수국이 한창입니다. 이른 아침 등산 겸 산책 삼아 태종대를 향합니다. 집에서 영도의 태종대 까지는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공원 입구 주차장은 아침 9시 이전까지는 무료주차입니다. 일찍 서두른 보람 있네요. 주차 후 20 분 쯤 걸어 올라가니 수국 꽃이 우리를 맞아 줍니다. 태종사 스님이 수국꽃을 조금씩 늘려 심어 왔는데 어느 듯 수국 명소가 되어 수국 축제로 이어진지 14년째 되었답니다. 

아침 일찍 왔는데도 관광객이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말씨들입니다. 수국축제가 오늘 까지 인지라 꽃은 조금 시들기 시작했어요. 축제기간이 6월 29일에서 7월 7일까지인데 축제 보다 1주일 앞에 오면 더욱 싱싱한 꽃들을 한가하게 즐길 수 있다는 꿀팁을 전해 듣습니다.

 

수국 구경을 마치고 내친김에 태종대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자갈마당과 등대 등 바다 가까이의 명소는 건너뛰고, 도로를 따라 바다를 끼고 경사가 완만한 편한 길을 따라 걷습니다. 마라톤 연습하시는 분들도 눈에 띕니다. 늠름한 소나무들 사이로 탁 트인 바다가 보입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산책길 발걸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오후 6시까지는 차량출입이 통제됩니다.  이른 시간이라 관광전기차인 다누비열차도 아직 운행전입니다. 상큼한 공기와 함께 한적한 도로를 따라 걷기가 좋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까지는 태종대 내 다누비관광열차가 운행됩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입장료 2,000원 낸 후 공원 내 차량 출입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시댁이 영도에 있어 태종대 가까운 곳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어요. 혼자이신 시어머님이 외로우실까봐 남편이 본가 가까운데서 살기를 원했습니다. 이틀에 한번 씩 시댁에서 저녁 해먹고 집으로 올라 왔던 기억이 나네요. 직장 생활 하느라 제대로 할 줄 아는 것 없었거든요. 그 때 음식솜씨 좋으신 어머님에게 요리등 살림살이를 배웠습니다.  만삭인 채로 남편 퇴근 시간 쯤 버스 정류소에 기다리다가 함께 밭길을 따라 집으로 왔던 새댁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신혼 시절의 아파트가 오래된 모습으로 그대로 있네요. 그 주변은 새로운 집들이 들어서 옛날 모습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둘째인 딸이 태어난 후 는 친정가까운 곳인 괴정으로 이사를 나왔어요. 육아나 공부와 일을 하자면 친정 어머니 도움이 필요했거든요. 그 때 시어머님이 많이 서운해 하셨던것도 기억나네요.  다행히 시동생 부부가 우리가 살던 아파트로 이사 들어와서 그 서운함을 조금 달래 드릴 수 있었어요. 남편은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고향인 영도에 들어서니 벌써 콧노래가 나오고 기분이 좋은 듯합니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로는 영도에 들어 올 일이 별로 없습니다. 태종대도 아주 오랜만입니다.  

 

요즘은 주말마다 집 가까운 곳을 여행 삼아 글감을 찾아 나섭니다. 일상에 밀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곳을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 하며 찾으니 그 재미도 솔솔 합니다. 이것이 소확행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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