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진주 나들이

아리아리짱 2019. 5. 28. 06:19

 

지난 주말 시집 어르신중의 한 분인 작은 어머니의 팔순 잔치에 참석 하러 진주를 다녀왔습니다. 큰형님 내외분을 모시고 부산의 가족들을 대표해서 나들이를 간 것입니다.

 

작은 어머니는 1남 6녀 중 장녀로 여동생들을 다 거두어 시집을 보낸 엄마 같은 맏딸 이었대요. 부모님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 날 동시에 돌아가셔서 어린 여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제일 큰 딸이었기 때문이었죠. 여동생 부부들의 축하 절과 아낌없는 박수를 받는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작은 어머니는 국어교사였던 작은 아버지와 결혼하시고도 동생들 돌보려고 밤 껍질 깎기 등, 동네 농사일을 거들어 주면서 틈틈이 부업을 하셨어요. 그 수고를 동생들이 알아주는 모습이 훈훈했습니다.

 

막내딸 결혼 후부터는 손주들을 돌보며 사회 생활하는 딸이 걱정없이 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어요. 손자 둘을 다 키워 주신거죠. 대학 다니는 듬직한 손자가 할머니 앞에서 멋진 춤으로 잔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모습과 청년이 되어 카메라로 여기 저기 장면들을 찍는 손자 모습도 대견했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아들, 딸 가진 작은 아버지와 사실은 재혼을 하신 것입니다. 작은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막내딸을 입양했고요. 첫 결혼에 대한 상처로 작은 아버지가 술을 자주 드시고 힘들게 할 때도 꿋꿋이 견디며 막내를 키워내신 거지요.

힘든 시절들 다 견뎌내고 지금은 작은어머니는 동네 사물놀이의 단원이 되어 열심히 활동하시고 즐겁게 생활하십니다.

잔치에 참석한 작은어머니의 친구 분들이 열분 남짓 되는데 다들 80대 나이로 보이지 않고 젊어 보이는 ‘왕언니’들이었어요. 요즘은 80대가 되어도 70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다들 사물놀이를 함께 하셔서 그런지 젊게 보이고 흥도 많아서 잔치 분위기를 돋우셨어요.

 

제가 시집왔을 때 다소곳한 40대 작은어머니가 어느덧 집안에 몇분 남지 않은 어른이 되시고 팔순 잔치를 하니 세월이 정말 빨리 흐르는 것을 실감합니다. 작은 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즐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주어진 시간 어쨌든 살아가야 하는 인생이라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 한 번 더 해봅니다.

“ 오늘도 좋은 일이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