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상처떠나 보내기

아리아리짱 2019. 5. 16. 06:00

 

 

<상처 떠나보내기>(이승욱/예담) 는

4월 25일의 독서일기에 소개했던 <마음의 연대>를 쓰신, 정신 분석가 이승욱 선생님의 책입니다. 작가는 뉴질랜드에서 정신분석 전공 석사 과정을 하셨어요.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입학 때 50명이 시작했는데  4년의 과정중에  겨우4명만 학위과정을 통과해서 졸업 할 수 있었대요.  

그 네 명에 포함된 작가가 졸업식을 앞두고 교수님에게 심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 입니까?라고 질문을 합니다. 짧게 딱 한마디로 줄여서 답해달라고 하면서요.

무려 네 분의 교수님들이 심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라고 하셨대요.

 

관계란 손안에 든 물과 같다. 놓치지 않으려 주먹을 꼭 쥘수록 물은 더 빨리 손에서 빠져 나간다. 그렇게 관계를 잃고 나면 필사적으로 잡으려 했던 힘보다 더한 분노가 찾아온다. 그러나 사실 그 분노는 관계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한 자신을 향한 책망이다. (14쪽)

 

저자는 사람의 관계 사이에는 공간이 존재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관계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냐는 우리의 말투에 있다고 합니다.

 

단정적인 말투는 갈등을 불러온다. 단정적인 태도 역시 갈등을 일으킨다. 대화의 행간에 여유가 있고, 관계에 공간이 넉넉하다면 부딪혀서 불꽃이 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녀나 배우자나 친구들을 대하는 자신의 말투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어떤 상황에 어떻게 의견을 개진하는지, 그리고 그런 태도가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관찰해보면 좋겠다.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상대도 좋아해야 한다고 강요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상대의 행동이 마음에 들 때만 받아들이는 것도 유아적 폭력이라 부를 만하다. 자기 기분대로 상대의 행동을 판단한다면, 경계선 성격 성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의 영향력을 팽창시켜 상대의 감정 턱 밑에까지 들이대는 행위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배우자들이, 또는 친하다는 명분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른다. 관계는 대체로 이럴 때 불화하고 고통을 겪는다.

말할 때나, 감정교류를 하고자 할 때 우리는 관계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가 내게 들어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그의 감정이 자유롭게 전해질 수 있도록 채근하지 말아야한다. (47~48쪽)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뜨거움과 차가움을 완화시켜줄 여유와 공간이 있어야합니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공간인거지요.

줄이 한데 엉키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현악기의 줄들처럼, 이 공간과 여유로 각자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면서 조화로운 음악을 완성하는 것 이지요.

 

선생님은 심리치료사로서 상담을 하면서 고통을 드러내게 하여 분석합니다. 그러나 내담자가 그 작업 과정을 견뎌내기가 쉽지가 않대요. 고통 들추어내기 과정을 잘 견디어 낸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고, 자신을 더 잘 수용하면서 삶을 이전과 다르게 받아들인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덜 보게 되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헛된 노력을 멈춘다. 어찌 보면 정신분석이란 사실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아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반드시 따라오는 또 다른 소득이다. (서문 7쪽)

 

이 책에서 다섯 내담자의 정신분석을 통한 심리치료 과정의 예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본질 적으로 같으며, 한 번은 만나야 할 내안의 나와 마주하라고 합니다.

 

“당신은 지금껏 충분히 아팠다. 이젠 그 상처를 떠나보내야 할 때.....”

 

상담과정의 고통을 견디어내고 나아가는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걸려 넘어진 돌을 딛고 일어서 오히려 디딤돌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넘어지던 바로 그 순간에 어떤 실수를 했는가, 다시 잘 돌이켜본다. 실수에 대한 수치심을 무릅쓰고서라도. (58쪽)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습니다. 그 상처를 잘 달래어 보내는 방법을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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