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인표 씨가 책을 썼다는 얘기는 간간히 들었습니다. 연예인들이 자서전 또는 에세이를 쓴 적은 가끔 있었지만 소설을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의 작품을 어떤 글일까 라는 호기심은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오래전 그가 '사랑을 그대 품 안에'라는 드라마를 연기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재방송 드라마를 보고 또 본 것은 아마 그때가 처음인 듯합니다. 그는 당시에 거의 모든 여성들에게 사랑에 대한 로망을 다시 심어 준 멋진 남자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같이 주인공 역을 맡았던 신애라 씨와 결혼하는 것으로 또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했어요. 그 부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선행의 미담을 계속 보여 주었어요.
입양한 두 딸을 잘 키우며 주변에 기부와 봉사로 선한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는 부부의 결혼생활 모습은 또한 우리에게 귀감을 주기도 했고요.
얼마 전 그가 쓴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옥스퍼드 대학 한국학 필수도서로 채택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때의 위안부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억울함과 분노를 넘어선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습니다. 그가 살아온 모습만큼이나 그의 작품은 맑고 투명하게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그는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인터뷰에서 답합니다.
"생명과 공감이다. 사람은 각박한 세상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생명의 가치, 자신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잊고 사는데, 이를 일깨워주는 게 문학이나 예술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각자가 처한 처지가 저마다 다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공감하는 게 살면서 제일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내가 작가로 변신한 이유도 공감 때문이다. 고귀한 생명의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 김민식피디님이 추천사를 쓰셨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피디님이 쓰신 추천사를 보니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피디님의 추천사를 옮겨봅니다.
배우의 일은 대본 속 인물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작가의 소명은 시대의 아픔에 공명하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너른 품으로 안아 차근차근 이야기로 풀어낸다. 배우 차인표가 쓴 책을 읽다가 작가 차인표를 만났다. 놀랐다. 용서를 빌지 않는 상대를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저자가 건넨 화두가 오래도록 마음을 흔든다. 나를 아프게 한 타인을 평생 원망만 하고 살기엔 내 인생이 소중하다. 애틋한 사랑이야기와 통쾌한 활극의 만남 또한 인상적이다. 언젠가는 영화로도 만나고 싶은 작품이다. (239쪽)
- 김민식 PD,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영 어책 한 권 외워봤니?> 저자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온갖 악행과 만행을 저지르고도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채 용서를 구하지 않는 뻔뻔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평생을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주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약소국가에 태어나 개인의 삶을 철저히 유린당하고 희생당한 그분들의 억울함과 분노를 어떻게 달랠 수가 있을까요?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읽으며 우리가 함께 고민하며 답을 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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