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답 인문학 스터디에서 허민 멜빌의 <모비딕>에 대해서 책나눔을 함께 했었습니다. <모비딕>을 자주 들어왔지만 정작 전체적 원본 소설을 읽어 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클래식 융합 논술 과정 중에 포함되어 있는 책이기에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모비딕>의 원래책은 너무 두꺼워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마침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징검다리 클래식 버전을 발견하고 <모비딕>을 읽었습니다.
필독서인 고전책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좋은 줄은 알지만 너무 두꺼워 손이 쉽게 닿지 않습니다. 푸른 숲 주니어 클래식 시리즈들은 현직 중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어 청소년들이 이해하고 접근하기 쉽게 편집되어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저자인 허먼 멜빌은 자신이 젊은 시절 포경선을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비딕>을 저술했다고 합니다.
그의 여섯 번째 소설작품인 <모비딕>을 저술했어도 주목받지 못한 삶은 여전히 궁핍함을 피하기 어려웠고 이후는 세관의 감독관으로 살면서 가끔 시만 쓰면서 여생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전통적 소설과는 다른 다양한 양식과 장르로 혼합된 그의 작품은 당시 독자들에게 형편없는 작품으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살아생전에는 시대를 앞선 선구적 문학감성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죽고 나서 30년 뒤에야 그의 작품들 특히 <모비딕>이 재조명되어 대 문호로 인정받은 작가입니다. 멜빌의 소설은 붙잡기 어려운 삶의 진실을 말하는 위대한 기예를 가진 위대한 작품이라고 평가됩니다.
허먼 멜빌의 <모비딕>은, 대니얼 호손 <주홍글씨>,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핀의 모험>과 더불어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 됩니다.
특히 대니얼 호손과는 문학적 취향이 비슷해 이웃해서 살 정도로 친분인 있었다고 합니다.
멜빌은 <모비딕>을 통해 그리스 신화, 성경, 셰익스피어 작품 등의 인용은 물론 체험했던 고래와 고래잡이 대한 관찰을 통해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만큼의 상세한 기술로 포경선에서의 모든 생활을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왕의 이름 에이 허브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닮은 인물로 셰익스피어 문체를 빌려서 썼다는 평도 받습니다.
모비딕(Moby Dick)은 주인공인 흰 향유고래의 이름입니다. '대물' 즉 거대한 남성의 생식기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주인공 이스마엘을 통해 선장 에이 허브가 이끄는 고래잡이 배에서의 바다 생활이 상세히 펼쳐집니다. 에이 허브는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모비딕을 향한 복수심으로 무분별한 인간의 광기를 부리며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게 됩니다.
퀴퀘크의 관 덕분에 유일한 생존자가 된 이스마엘은 삶과 죽음은 결국 한 몸이라는 진리를 증명합니다.
모비딕은 결국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요?
안상헌 글답 교재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 읽기 관점은 제시합니다.
1. 모비딕과 피쿼트호의 싸움으로의 관점.
2. 피쿼트호의 선장 에이 허브와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갈등 관점.
국어선생님들은 다음의 세 가지 관점으로 읽기를 제시합니다.
1. 모비딕과 에이 허브 선장의 대결로 읽기: 흰 고래인 향유고래는 불멸성과 초월성을 지닌 자연, 진리의 대상 또는 욕망의 대상.
2. 퀴퀘그와 이스마엘의 우정으로 읽기: 백인우월주의가 지배적인 당시 미국사회에 유색인종과의 우정으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
3. 고래와 고래잡이의 백과사전으로 읽기: 19세기 당시 고래는 ‘떠다니는 유조선’.
멜빌은 소설을 '붙잡기 어려운 삶의 진실을 말하는 위대한 기예'라고 표현했습니다.
멜빌에게 글쓰기는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아니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모비딕>은 '인간의 지나친 욕망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를 나타낸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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