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토론회 뒷풀이는 산책

아리아리짱 2023. 4. 19. 07:02
(윤산에서)
(온천천)

한 달에 두 번, 부산큰솔나비 독서모임 참여만으로도 내게는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토론 장소를 새롭게 대동대학평생교육원으로 옮기고 나서는 독서모임 참여의 기쁨이 배가된다.
교육원 근처에는 윤산과 온천천이 있다. 걷기 좋은 곳을 선배님들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토론회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레 한두 시간의 산책이 이어진다.
지난번에는 윤산, 이번에는 온천천을 함께 걸었다. 
 
독서 선배님들은 거의가 걷기 마니아들이다. 책을 좋아하게 되면 자연스레 책 중의 책인 '산책'을 좋아하게 되나 보다. 책과 가까워지면 자연히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몸과 마음이 함께 튼튼해지는 데는 단연코 걷기가 최고인 게다. 
특강이 있던 지난번에는 윤산을 올랐다. 나즈막한 동산인 윤산이 주는 포근함과 안정감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걸었다. 연둣빛으로 물든 오솔길을 따라 구두를 신고 걷는데도 피곤한 줄 몰랐다. 밝게 빛나는 선배님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한결 부풀어 올랐다.
길 위에 떨어진 벚꽃 잎을 손으로 가득 끌어모아 하늘로 날리며 눈꽃놀이를 했다. 눈꽃을 맞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선배님들은 영략 없는 영화 속 주인공 소녀들이다. 이렇게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선배님들이 좋다.  
 

(온천천을 향하여)

이 번 토론회가 있는 날에는 보슬비가 내렸다. 길이 미끄러워서 산행이 쉽지 않을 듯했다. 산책을 건너뛰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온천천을 향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우산을 들고 온천천을 따라 걸었다. 내게는 온천천 나들이가 처음이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걷기 좋게 잘 꾸며져 있는 길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야기를 나누며 개울가를 따라 걷는데 왜가리 한 마리가 개울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우리가 올 것에 대비해서 동래에 살고 있는 한 선배님이 특별히 손님맞이로 모셔왔단다. 모두가 파안대소를 했다.

(온천천의 왜가리)

 
개울에는 의외로 많은 숭어들이 노닐었다. 생각보다 물이 깨끗한 것 같다. 개울가를 따라 여유롭게 함께 걸으니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어느새 만보를 걸었다. 나름 자연을 즐기며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는 온천천이다. 걷기를 끝내고나니  마음씨 넉넉한 선배님이 점심까지 사주셨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하루다.

좋은 사람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을 수 있는 윤산과 온천천이 내게는 무릉도원이 된다. 부산큰솔나비와 쭉 함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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