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에너자이저 예원

아리아리짱 2020. 10. 27. 06:00

손녀 예원이와 날마다 영상통화를 하고 있지만 못내 아쉽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직접 얼굴을 보고 말랑한 피부를 부벼보고 싶습니다. 그 에너지 충전을 위해 지난 주말 동탄을 다녀왔습니다.

기차표 예매 후 예원이를 보러 간다는 설레임에 생활에 활력이 생길 정도로 동탄행이 기다려졌습니다. 동탄에 머무는 주말 동안은 딸에게는 휴식을 주며 예원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원이가 본격적으로 낯을 가리기 시작하면서 잠시도 엄마랑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딸은 이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잠시도 쉴 수가 없으니 많이 지쳐 보였고요.

할미랑 좀 친해졌으니 괜찮으려니 하며 딸과 사위가 잠시 외출했는데 예원이가 현관 쪽을 향하며 엄마를 찾는 듯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르고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예원이를 보며 대략 난감했습니다. 다행히 볼일을 빨리 끝내고 딸이 돌아와서 예원이를 달랠 수 있었는데 가끔 보는 할미 존재감의 미약함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딸에게 틈내서 운동이나 책을 읽는 등 자기 시간을 조금씩 가지라고 말해 왔는데, 지켜보니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놀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느라 지쳐서 자신의 시간을 조금도 가질 수 없음을 알겠습니다. 여전히 밤에도 한두 번씩 깨면 달래야 하니 밤 잠도 푹 자지 못하는 고달픈 엄마의 시간입니다.

오롯이 자신의 시간 전부를 자식에게 내어 주어야 하는 힘든 시기인 것입니다. 예원이가 건강하게 어서 쑥쑥 자라서 딸이 옛날 얘기하듯 육아기 추억담을 얘기하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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