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사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

아리아리짱 2019. 3. 12. 06:43

 

 

지난 금요일 김민식PD님과 함께 하는 영화관람의 기회를 응원하며 부산에서 저는 가족과 함께 일요일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 했습니다. (아래 김피디님 블로그 3월6일자 초대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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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순수함에 푹 빠진 시간이었습니다. 할머니들이 길을 가며 간판 글들을 읽어내는 모습이 아이들 처음 글 익힐 때 처럼, 읽어내고 알아냈다는 성취감의 표정들이 순수하게 밝게 빛났습니다. 한글을 읽어 내고 시를 쓰고, 그림도그리시는 그 모습들이 마음만은 17세 소녀들이 었어요. 재미난 일에는 깔깔 웃고, 함께 공부하시는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여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답니다.

시골에 홀로 남겨지신 노년의 외롭고 쓸쓸함이 노인학교의 즐거운 배움의 시간으로 삶의 활력을 찾고 살아 가시는 모습이 짠하면서 마음이 뭉클 했습니다.

그 굵은 손마디로 글을 읽고 쓰며, 시도 쓰고, 노래도 부르고, 그림을 그리시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에 함께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글을 터득하신 후 펼쳐지는, 문맹에서 벗어난 할머니들의 삶에 많은 응원을 보냈습니다. 특히 아들에게 처음 편지를 써서 부치는 장면에서는 돌아가신 시어머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어머님도 평생 문맹으로 지내시다 70 다 되어갈 때 노인학교에서 한글을 배우셔서 아들, 며느리에게 처음 편지를 써서 주셨어요. 그때 생각이 새삼 떠 올라 울컥 했습니다.

 어머님도 일제강점기 때 초등학교를 조금 다니다가 그만 두셔서 한글을 익히지 못하셨어요.  17살에 가난한 집에 시집을 오셔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시며 타고난 영특함 으로 겨우 숫자만 아셨지만, 5남 1녀 자식들을 다 대학 공부 하게 하신 여장부 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자식들 다 분가 시킨후 용기내어  노인학교 한글 교실에 열심히 다니시어 한글을 익혔을 때 즐거워 하며, 기뻐 하셨던 모습이 떠올라 영화 보는 내내 어머니 얼굴이 함께 겹쳤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올 것이니'

할머니의 시낭송의 글 귀들이 귀가에 여전히 맴돕니다.

이런 순수함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 주는 영화를 사람들이 많이 응원 해 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