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사

<앵무새 죽이기>와 <증인> 영화감상

아리아리짱 2019. 2. 19. 06:27

 

 영화 <앵무새 죽이기>와 <증인>

 

 

 

 

                                           

블로그 글감을 본격 사냥하기위해 주말에 책을 집중해서 읽을 각오를 하고, 책 읽을때 방해를 자제해 줄 것을 가족에게 선포 했어요. 제가 평소에는 무던한 편인데 집중해서 무엇인가 하고 있을 때 방해하면 한껏 야성을 드러낸답니다.

식탁에서 저녁 식사 후 쭉 책을 계속 읽고 있는데 남편이 VOD로 재미있는 영화 한편 구입했다며 보자는 것입니다. 평소에 남편과 저는 영화 취향이 조금 다르지만 함께 볼 때는 저에게 맞춰 주는 편이고, 또 무료상영을 주로 활용 했는데, 제 의견을 묻지 않고 유료로 덜렁 구입 했다니, 속으로 내가 종일 책 읽고 있으니 심심해서 같이 보자고 하는 것 같아서, 큰 기대없이 함께 영화 그레고리 펙 주연의<앵무새 죽이기>를 보았습니다. 제목이 조금 이상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 뜻을 알 수 있었답니다.

흑백영화로 1962년에 제작되었으며, 1930년대 미국 앨라바마주의 조그만 마을에서 정의감이 충만한 변호사인 애티커스 핀치(그레고리팩)가 인종차별이 극심한 당시에 흑인인 톰이 백인 여인을 성폭행 하려 했다는 사건에서 톰의 변호사가 됩니다.애티커스는 10살인 아들 제러미(젬)와 6살인 딸 스카우트와 함께 살아갑니다. 딸이 2살 때 아내는 하늘나라로 갔답니다.

영화 초반은 옆집 여름 방학 때만 이모네 집에 놀러오는 아이와 함께 즐겁게 동네를 누비며 노는 부분들이 상당부분 나와 금방 영화에 몰입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특히 좋아합니다. 아이들 대화 부분이 재미있어서 영어 듣기에도 도움이 되었고, 딸의 시각으로 보여 지는 세상이 흥미로웠습니다. 무엇이든 오빠가 하는 것을 모두 따라하려는 스카우트는 정의의 싸움꾼이기도 하구요. 싸움이 잦은 딸에게 아빠는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라”고 딸을 다독거립니다.

애디커스는 흑인 톰 변호하는 것 때문에 백인 마을사람들에 의해 ‘깜둥이의 애인’이라는 비난과 목숨까지 위태로울 정도로 위협을 받습니다. 하지만 인종에 대한 편견 없이, 묵묵히 정의로움으로 끝까지 변호하며 배심원을 설득 하지만...

원작은 소설인데 미국 학교에서 필독서로 읽힐 정도로 사회의 다양한 편견들을 바라보는 성장소설이라 책으로, 원서로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영화가 있을 때면, 포항에 있는 아들이 예매를 해주며 영화관  나들이를 하게 하는 덕분에 보게 된 <증인>역시 자폐아인 지우(김향기)가 노인의 죽음에 유일한 증인으로, 법정 출석을 이끌어 내야하는 민변 출신의 변호사 순호(정우성)에 관한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보증 빚을 갚기 위해 대형 로펌으로 옮긴 변호사 순호는 이 건을 잘 처리하면 승진의 기회들이 주어지기에 중요한 사건인데, 자폐아와의 대화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아가 세상으로 나오려 하지 않으니, 그의 세계로 내가 들어가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노력 끝에 지우와 대화를 이끌어 내어 재판에 이기지만 반전이 이어진다. 스포일러가 되면 안되니...

 

우연히 두변호사에 대한 영화를 함께 보니 약자의 편에 서서 돈과 권력에 기대지 않고 정의로움을 유지하며 현실세계를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공감됩니다.

<차별을 한다는 것: 차별을 알면 다름이 보입니다.> (권용선/너머학교) 의 문구가 떠오릅니다.

다수가 권력이 되는 순간 다수는 이미 수적인 의미를 넘어서지요. 권력이 된 다수는 ‘정상’의 옷을 입지요. 그리고 권력의 시선으로 다수에서 벗어나 있는 소수의 존재들을 바라 봐요.

다수의 백인에 의해 범법자로 몰리는 흑인 톰과, 자폐아 지우에 대한 비자폐인 일반인이 다수의 권력이 되는 거구요.

애티커스가 딸 스카우트에게 말한 상대방 입장에 서보기, 자폐아인 지우의 세계로 들어가 보기는

“역지사지”! 만고의 진리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