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합니다.

나의 제자 백희

아리아리짱 2019. 11. 21. 06:27

                          (대신공원 돌담길)

 

나의 제자 ‘백희’

백희는 초등학교에서 중등까지 저랑 함께 공부한 학생입니다. 타고난 총명함과 집중력으로 중등 내내 성적이 우수하여 외국어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외고에 진학한 백희는 빡빡한 학교 공부를 소화해 내기에는 몸집작고 약한 체력으로는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일반고로 전학하여 학교생활을 해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부터는 가끔 궁금한 문제는 카톡으로 질문하며 혼자 스스로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그 백희가 올 해 수능을 치고 나서 엄마와 함께 학원을 방문했어요.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요. 고등학교 진학 후 이사를 해서 자주 보지 못했거든요.

함께한 백희와 엄마는 정말 다정한 자매같이 보입니다. 체구도 비슷하고 얼굴이 많이 닮았어요. 무엇보다도 사이가 아주 좋아요. 학생들과 함께한 20년 동안 엄마와 딸의 관계가 이렇게 좋은 커플은 흔하지 않았거든요.

체력이 약한 백희를 늘 안쓰러워하며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는 엄마와 친구와 같은 느낌으로 대하는 딸의 관계입니다.

어머니에게 그 비결을 여쭈어보니, 그냥 딸이 스스로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늘 짠하고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요즘의 엄마들은 자식의 역량보다 기대가 더 큰지라 무리해서 더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 갈등이 깊은데 , 백희 어머니는 늘 ‘그 정도면 되었다’, ‘그만해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솔직히 저의 경우도 자식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기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들, 딸과 많은 전쟁을 치른 후, 이제는 본인들이 즐겁고 행복한 삶이 제일 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도 사실 안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엄마와 함께 모교 방문하듯 학원을 찾아준 백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수능 친 후 제자들의 방문은 종종 있어서 함께 밥을 먹기도 했지만, 엄마와 함께 인사하러 온 경우는 처음입니다. 맨 처음 학원 등록 할 때 백희 어머니의 공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도 떠오릅니다. 학교 선생님이 아닌 학원 선생님에게는 그렇게 전적으로 믿고 맡긴다며 예의를 차리는 학부모님이 그리 흔하지 않은 시대인대 말이지요.

사회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백희에게 책을 많이 읽을 것,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할 것 그리고 몸이 힘든 알바를 해 볼 것을 권했습니다.

그것 3종 세트이면 성인이 되는 백희가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잘 견디며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영어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로, 읽을 책의 안내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블로그와 유튜브 <꼬꼬독>을 강추 하면서 성인으로 나아가는 길에 응원을 보냈습니다.

 

아~! 그리고 백희는 순정남인 ‘원데렐라’ 제자가 좋아하는 바로 그 여학생이랍니다. ^^ (아래글 참조)

 

2019/07/05 - [오늘도 감사합니다.] - '원데렐라' 나의 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