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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탕으로 아들 기침 잠재우기

아리아리짱 2019. 11. 11. 06:11

 

아들과 오랜만에 통화를 하니 기침을 심하게 하며 그 소리가 깊었어요.

 평소에는 카톡으로만 간단한 안부를 전해서 잘 몰랐는데 기침이 오래됐다고 합니다. 걱정이 되어 우리부부는 주말에 아들이 있는 포항으로 갔습니다. 다행이 아들은 회복기에 접어들어 예상 했던 것 보다는 증세가 심하지 않아서 마음이 좀 놓였어요.

아들이 포항에서 공부와 직장생활로 객지 생활 한지 어느덧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학교 다닐 때 다리 다쳤던 것을 제외하면 크게 아팠던 적이 없어서 마음 놓고 있었어요. 건장한 청년이 되었어도 객지 생활 하며 숙소에서 혼자 깊은 기침으로 아파했을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들은 자라면서부터 늘 부모의 기대 이상으로 자신의 몫을 해내고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길을 향해 우직하게 나아갑니다. 크게 집에서의 경제적 도움도 필요치 않고 학업도 마무리 했고요. 그렇게 직장생활도 이어서 하면서 자잘한 신경 쓰이게 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잘 헤쳐 나갑니다. 아들을 바라보면 언제나 듬직하고 고맙습니다.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사실은 쳐다만 보아도 닳을까봐 아까울 정도랍니다.

모든 아들 가진 엄마가 기본적으로 그런 마음이 있겠지만, 자라며 속 썩인 일 없이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낸 아들이 저는 정말 고맙습니다. 아들에게 향하는 마음에 무심해 지려 노력합니다. 그래야 언젠가 맞이할 며느리에게도 좋은 관계가 유지될 것 같아서요.

사람들이 쉽게 ‘결혼한 아들은 아들이 아니라 며느리의 남편’으로만 생각하라고들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단단히 마음준비 하고 있습니다.

출산준비물을 준비하는 딸에게 이렇게 배냇저고리, 손싸개, 발싸개 선택할 때부터 소중한 마음 담아서 준비하고 키운 아가들이 너희들이다 라고 얘기하니 ‘엄마 마음’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합니다.

일상의 모든 행동들과 말들이 기도가 되어 멀리 있는 자식들에게 파동이 되어 에너지로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내 자신이 기쁘게 생활해야 자식들이 즐겁게 생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식을 향한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전달해 봅니다.

그동안 아들이 있었던 포항은 추억의 장소들이 많습니다. 아들이 즐겨 먹던 ‘강은하 동태탕’ 집도 그 중의 한 곳입니다. 아들의 기침을 잠재울 겸 따끈한 동태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푸짐하게 재료를 넣고 끓여주는 동태탕 맛이 일품입니다. 주인장이 긴 꽁지머리를 휘날리며 직접 목공을 해서 식당 입구를 장식해 놓은 작품들도 한 구경거리인 식당입니다.

 

 

아들은 마당의 고양이들에게 간식까지 챙겨와서  나누어 줍니다. 얼마 전 아들의 숙소 근처에 버려진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두 달간 키우다가 분양을 해 준 아들입니다. 아들은 고양이와 강아지를 무척 좋아합니다. 자랄 때는 잘 몰랐는데 긴 객지 생활의 고달픔을 동물 좋아하는 마음으로 달랜듯합니다. 저는 동물들을 무서워해서 마당의 장식물을 구경하고 아빠와 아들은 고양이들과 한동안 놀아줍니다. 아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응원이 되어 기침을 잠재우고 건강을 되찾기 바랍니다.

아들과 함께한 포항에서의 시간들이 또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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