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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밤

아리아리짱 2019. 10. 31. 06:43

 

절친과 후배와 함께 하는 계모임이 있어요. 매달 적금을 부어 여행을 위한 기금도 모으는 모임입니다.

후배가 직장생활로 바쁜지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가끔 일상을 벗어난 이 모임은 저에게 또 다른 쉼표를 줍니다.

 

고등학교 때 부터의 인연이 시작된 우리들은 생각과 가치관이 비슷해서 만나면 끝없는 수다를 떱니다. 묵었던 감정들의 찌꺼기를 다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속내를 다 얘기할 수 있는 ‘배꼽친구’인 셈이죠.

 

친구와 저는 알뜰 주부인데 골드미스인 후배는 씀씀이가 조금 큽니다.

이번 모임은 조금 고급지게 호텔 부페에서 하자고하네요. 친구와 저에게는 이름 있는 특별한 날 아니면 잘 가지 않는 곳인데 말입니다.

부산대교 근처에 새로 생긴 라발스호텔의 뷔페로 정했어요.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있어서 오랜만의 모임이 더욱 즐거웠어요. 가끔은 이런 일상을 벗어난 식사도 특별한 선물이 됩니다.

할로윈데이 기념의 장식들도 보입니다.

 

 

지점장인 후배는 직장에서 동료들에게는 다 풀 수 없는 얘기들로 끝없는 이야기꽃들을 피웁니다. 그 후배가 긴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12월이면 명퇴를 합니다. 그래서 다음 모임은 퇴임식기념 파자마 파티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50 후반대가 되니 이제 다들 시간적여유가 생겨서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함께 나이 들어 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멀리 부산 타워가 보이는 영도대교)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기위해 영도대교를 걸어 나왔어요. 자동차로 빠르게 지나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천천히 걸으니 아름다운 장면들로 눈에 들어옵니다. 해운대의 풍경과 달리 오밀조밀 다정한 야경들입니다.

 

남편이 자란 곳이 영도이고, 신혼살림을 영도에서 시작한지라 영도는 늘 푸근하게 느껴집니다.

(부산대교)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고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는 것 참으로 감사합니다.

영도다리를 건너오며 밤풍경과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낍니다. 함께 걸어온 길은 또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앞으로 걸어갈 길 또한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나눌 수 있는 길이 될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