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양식장이 보입니다.)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때는 남편의 생일상을 준비해서 항상 어머니를 집에 모셔서 함께 식사를 했었습니다. 제사나 차례는 큰 집에서 지내는지라 우리 집은 떡을 할 일이 없었어요. 1년 중 딱 한 번 남편 생일날 방앗간에서 떡을 해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독립하고 우리 부부 둘 만 남으니 떡을 하는 것도 번거롭고 음식도 남으면 처리하기도 힘들어 수수경단과 단감을 조금 샀습니다.
아들, 딸과는 지난달에 미리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며 식사를 했습니다만 막상 생일 날 그냥 지나가기에는 조금 아쉬웠어요. 이 번 생일은 단출하게 아점으로 미역국 정찬을 함께 먹고 명지 옆 신호동에 있는 아담한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멀리 거가대교를 향하는 다리가 보입니다.)
바다를 끼고 소나무 숲이 끝없이 이어지는 산책길이 있는 신호 공원입니다. 잘 가꾸어진 소나무들 사이로 그늘이 져서 한 낮에 걷기좋은 곳입니다. 친구샘이 소개시켜준 걷기 코스를 남편의 생일에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자유시간이 많은 남편은 걷기에 좋은 곳이라며 즐거워합니다. 한 시간 정도 걷고는 남편과 공원이 바라다 보이는 카페‘via'에 갔습니다.
저는 대추차, 남편은 키위 생과일 쥬스를 마시며 숲과 바다의 전망을 즐겼습니다. 남편이 낮 시간 이렇게 다정한 커플은 사람들이 부부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농담을 합니다.
이렇게 함께 늙어가면서 서로를 쳐다보고 웃어줄 수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블로그 글 쓴다고 생일상도 건너뛰고 초현대식 중년 커플로 지내는듯하여 이번 주말에는 남편 좋아하는 생선조림과 반찬들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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