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유혹하는 글쓰기

아리아리짱 2019. 10. 2. 06:22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김영사)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읽을 때면 작가님들이 ‘스티븐 킹의 글쓰기’를 교본처럼 여기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부분의 소설을 즐겼던 저는 스티븐 킹의 작품은 그다지 접하지 않았어요.

도서관에서 <유혹하는 글쓰기>를 빌려 온지 한 참 되었지만 다른 책에 밀리어 자꾸 순서가 뒤로 밀렸습니다.

그러다 스티븐 킹이 <쇼생크 탈출>의 원작자임을 안 후 보다 애정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합니다.

이 책은 전반부는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자서전 형태의 글이고 후반부에 본격적인 글쓰기에 대한 글들입니다.

스티븐 킹은 소설가로 자리 잡기 전에 고등학교의 작문 선생님이었어요. 그 또한 글쓰기의 기본은 책읽기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의 외할아버지가 손수 만든 연장통과 그 안의 갖가지 도구들로 무엇이든 잘 만드는 목수였답니다. 글쓰기를 위해서는 목수의 연장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연장통은 3단으로 되어 있어 맨 위층에는 우선 어휘력과 문법으로 장착하여 언제든지 적절히 꺼내어 쓸 수 있어야 제대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낱말로 치장하지 말라. 그런 짓은 애완동물에게 야회복을 입히는 것과 같다.

수동태는 한사코 피하자. 나약하고 우회적이다.

부사를 되도록 작게 사용하자. (149쪽)

이러한 원칙과 함께 자신에게 이야기 들려주듯 글을 쓰라고 합니다.

스티븐 킹은 소설가로 명망을 쌓으면서 서술과 창작과정에 술과 마약중독의 시기를 거칩니다. 창작자는 예민해서 그 정도는 되어야한다는 말을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 전면 부인합니다.

술과 마약에 취한 채 글을 썼던 그 시간들은 결국 자신을 파괴한다는 것을 깨닫고 힘겹게 중독을 극복해냅니다. 그 과정에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고요.

집필실 한 가운데에 과거 어렵게 살던 시절의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공룡같이 큰 책상을 두고 예술가의 특권인양 술과 마약에 절어있던 그였습니다. 그는 우선 그 책상을 부수어 내다버리고 방 한쪽의 처마 밑에 작은 책상으로 바꾼 후 가운데 바닥에는 양탄자를 깝니다. 언제든지 아이들이 들어와서 얘기하고 피자도 먹으면서 부스러기를 흘리는 그 시간을 좋아한 것이었어요.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 구석에 붙여 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한 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124쪽)

스티븐 킹의 방 한 켠의 책상처럼 글쓰기가 아주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며, 소소한 행복을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일부분이어야 합니다.

가족 내 작가이면서 유난을 떨며, 모든 불편을 감내 해 주길 바라면 안 되겠어요.

스티븐 킹의 말 “글을 쓰면서 그 속에서 기쁨을 느꼈기에 건강과 가정생활도 유지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를 한 번 더 되새깁니다.

날마다 나의 글쓰기는 아직 예비 저장고를 채우지 못한 채 그날 그날 연명하듯 하루치를 준비해서 올립니다.

전 날 저녁에 초고가 준비되면 다음날 아침 글을 다듬어 올리는데, 초고가 준비 되지 않은 날은 걱정으로 새벽 3~4시에 잠이 깨버립니다. 아직은 저에게 글쓰기는 누가 강제하지도 않은 숙제인 것입니다.

스티븐 킹은 ‘글을 쓸 때가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이다.’라고 합니다. 초보 블로거인 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책 감사, 강의감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제도서 주간 릴레이  (12) 2019.10.10
한 때 소중했던 것들  (8) 2019.10.08
생각수업  (8) 2019.10.01
퇴계의 사람공부  (12) 2019.09.27
엄마, 주식사주세요  (7) 201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