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한 때 소중했던 것들

아리아리짱 2019. 10. 8. 06:33

<한 때 소중했던 것들>( 이기주/달)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은 결이 고운 사람과의 대화를 나눈 것처럼 촉촉이 젖어들어 마음이 말랑해 지는 글들입니다.

마음에 쏙 들어와 앉은 ‘은유’ 작가님의 글만큼이나 이기주 작가님의 글 또한 부드럽게 파고들어 잠자는 감성을 일깨워줍니다.

리하작가님의 책 소개로 알게 된 이기주 작가입니다.

이 가을 이기주 작가님과의 만남이 행운으로 다가옵니다.

 

세월 앞에서 우리는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꽤 짙은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 ‘모두가 널 외면해도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줄게’ 하면서 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30쪽 - 내가 네 편이 되어 줄 테니 중에서)

누군가 내 아픔을 알아주고 내가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기만을 바라고 살아왔는데, 이젠 난 기꺼이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기대기보다는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 이라고 합니다. 최소한 가족들에게는 외로움 느끼지 않도록 서로의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야겠어요. 어떠한 상황이든지 내편이 되어 줄 한사람만 있다면 세상의 시름과 고달픔은 견뎌내고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울타리의 범위가 가족을 넘어 사회로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이제는 노력해야하는 나이가 된 것이고요.

그저 우린 삶의 번민과 슬픔을 가슴에 적당히 절여둔 채 살아온 날들을 추진력 삶아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각자의 리듬으로

끊임없이 삶의 페달을 밟아가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무너져 내리기 않기 위해. (74쪽 -자전거 타는 법과 인생의 차이 중에서)

그 켜켜이 절여진 번민과 슬픔들을 지닌 채 꾸역꾸역 살아 낸 세월들이 있기에 우리는 나이든 어르신들을 존경해야겠지요. 그들이 살아 낸 세월의 무게 만큼 그들은 견뎌내었기 때문에.

“살아간다는 것은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씩 심고 가꿔 나가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둠이 밀려오고 바람에 흔들리고 빗물에 젖더라도 나무 가꾸는 일을 포기해선 안 됩니다. 혹시 압니까. 각자의 나무를 잘 보듬고 그것이 잘려나가지 않도록 살피다 보면, 인생의 어느 봄날 저 멀리서 아름다운 새 한 마리 날아들지도 모르죠.”

(86~87쪽 -사람 마음엔 나무가 자란다. 중에서)

내 마음의 밭에는 어떤 나무가 자라고 있을까요.

이 가을, 글 읽기로 퍼석거리는 마음을 붙들어 매어 봅니다.

글쓰기를 통하여 내 마음의 나무를 알아가고 물을 주며 꽃을 피울 수 있는 날을 꿈꿔봅니다. 10월 어느 멋질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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