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네 마음은 지금 어떠니?

아리아리짱 2023. 7. 24. 06:49

(정혜신/이명수/ 해냄)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를 재독하고 있습니다.  줌으로 함께 독서하며 성장하는 지식 공동체에서 책 나눔 하기로 예정된 책입니다. 몇 년 전에 읽었을 때보다 가슴에 와서 안기는 문장들이 훨씬 많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사인 정혜신 선생님은 아픔을 겪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참여해서 피해자들과 함께하며 치유의 힘을 보태오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는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조용히 스러지고 있는 사람이 넘쳐 나서다. '적정심리학'이란 새로운 그릇에, 손수 지어서 허기를 해결하는 집밥처럼 자신의 심리적 허기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의 근본 원리를 담았다. '적정 심리학'은 그녀가 현장에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결정적 무기인 '공감과 경계'를 기본으로 한 실전 무술 같은 치유법이다.   (책날개에서)
 
공감은 서로에게 스미는 느낌입니다. 거울인양 비춰주기입니다. 그렇구나! 그랬구나! 그의 존재, 그의 고통에 눈을 포개는 것입니다. 그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네 마음은 지금 어떻니?'로 그에게 물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사람을 구하는 힘의 근원은 '정확한 공감'이라고 합니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50쪽)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53 쪽)
 
선생님은 '온전한 공감은 건강한 경계인식으로 부터 출발한다'고 합니다. 공감은 상호성과 동시성을 같이 가지기에 적정심리학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모두가 개별적 존재로 살아감과 동시에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적응하는 독립적이고 개별적 존재다. 그 사실을 믿으면 함께 울고 고통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경계를 인정하며 서로에게 살아갈 힘과 근원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들이 지닌 경계를 인식해야만 모두가 각각 위엄 있는 개별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184쪽)
 
선생님은 '공감은 차돌 같은 안정감의 형태'라고 합니다. 갓 지은 밥같이 든든한 칭찬과 인정이란 존재자체에 대한 주목과 공감임을 강조하십니다.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배우는 것이니 인지적 노력이 필수인 것이고요. 그의 존재, 그의 고통에 눈을 포개고 그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내가 그에게 물어주고 들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온 체중을 실어 "넌 누구니?" "지금 네 마음은 어떤 거니?"라고요.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감까지 가는 길이 굽이굽이 마다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 길은 문제를 해결하며 한 고비 한 고비 넘는 스무고개 같은 길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랬듯 수십 년 전에 헤어졌던 혈육을 찾은 것처럼 쪼개졌던 내 심장의 일부를 찾는 뜨거운 설렘과 횡재의 길이기도 하다. (243쪽)
선생님은 공감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가 아니라 길목마다 흐르는 현실의  옹달샘이라고 표현하십니다.
 
'모름지기'란 집단사고의 기준으로 판단의 오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십니다. 개별적 존재의 모습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감정은 옳지만 그에 따른 행동까지 항상 동의받고 옳은 것은 아닙니다. 너와 나는 동시에 존중받고 공감받아야 마땅한 개별적 존재모습을 유지해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감은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공감은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감정적 교류다. 공감은 둘 다 자유로워지고 홀가분 해지는 황금분할 지점을 찾는 과정이다. 누구도 희생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공감이다. (264쪽)

결국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감정은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개별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고통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병은 외로움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팔짱을 끼고 홀로 세상을 바라보기보다, 서로를 어깨동무하고  손을 맞잡아 주면 따뜻함은 배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서걱거리는 삭막함은 사라지고 훨씬 살 맛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을 인용하며 저도 한 다정한 전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파수를 맞추는 공감과 공명이 아직은 안갯속 불빛처럼 언뜻언뜻 보이는 정도이지만 이제는 잡힐 듯도 합니다. 다정한 전사를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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