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참나라니, 참나

아리아리짱 2023. 5. 3. 06:14

(맥도 생태공원 연못)

 

주말 동탄행으로 몸이 조금 무리가 갔나 보다. 오갈 때 기차의 냉방성능이 너무 좋았던 것이 탈이었다. 이 맘 때에 에어컨 노출은 여지없이 나를 꼼짝 못 하게 한다. 

유독 추위에 약하여 가을부터 봄까지 목티(터들 티)를 고수하는 얄궂은 체질이다. 나름 두꺼운 겉옷을 준비하여 입었는데도 감기가 왔다. 지난겨울 잘 견디어냈는데 감기몸살로 월, 화 '아주 특별한 아침' 참석도 제대로 못하고 지각을 했다.

블로그 글쓰기도 못했다. 다행히 5월 1일은 노동절, 아직 근로자이니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래 노동절은  공휴일이니 글쓰기 한 번 건너뛰어도 된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속수무책인 것이다. 아침마다 토니 로빈스의 영상과 함께 하는 명상시간에 그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 몸의 관리자가 아니라 창조자'라고. 

명상과 체력단련을 통해 체질개선을 해왔기에 겨우내 달고 살곤 했던 감기도 잘 견뎌내고 좀 여물어졌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에어컨 바람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열세다. 요즘은 한낮의 열기로 데워진 자동차는 에어컨을 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나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없다. 언제쯤 에어컨의 냉기를 견뎌낼 수 있을까?

뭐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런 나라도 소중하게 껴앉고 살아가야 한다. 어쨌든 다독거려 하루하루 나아가야 한다.

그래도 오래 전과 비교하면 많이 사람(?)되었다. 수시로 몰아쳐 오는 감기기운을 속수무책으로 당하여 주말이면 꼬박 드러누워 끙끙되곤 했었다. 본격적으로 걷기를 생활화 한 이후는 많이 강해진 체력이다.

이렇게 나아짐에 감사하자! 

 

이 번 부산큰솔나비 토론 책은 <보도 섀퍼의 돈>이다. 돈과 관련된 경제관련서를 예전 젊었을 때 관심 가지고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제는 경제관련서들의 내용들이 그리 확 와닿기에는 나의 경제 민감성이 많이 둔화된 듯하다. 어쨌든 다음 달 토론서인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강신주/EBS Books)과 함께 읽으며 내 삶의 균형을 잡아본다.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중에서 김선우 시인의 '참나라니, 참나'가 내 마음에 콕 들어와 앉는다. 

그의 시를 새기며 나는 또 나의 하루를 맞이한다.

 

 

참나라니, 참나          김선우

 

그렇게 말한다면 이슬의 역설이라 하옵지요.

비루를 덜기 위해 저잣거리를 떠났던 자이오나

참나의 환영에 속았음을 알게 됐습죠, 참나라니, 나참,

속았으니 냉큼 돌아올 밖에.

마음 깊이건 영혼 끝이건

나를 초월한 어딘가에 있을 나를 찾아 영영 헤매라뇨, 참나

먹지도 자지도 훼손되지도 않는 영롱한 참나의 이데아라뇨, 나참,

비루할지라도 당신.

당신들과의 접촉면에서 이슬이 맺히죠.

이슬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죠.

나 아닌 존재와 연결되어야만 내가 되는 영롱함,

나의 밤을 깊이 두드리면 내가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아침이

드물지만 오기도 합니다.

당신이 기쁠 때 왜 내가 반짝이는지 알게 되는

이슬의 시간,

닿았다 오면 슬픔이 명랑해지는

말갛게 애틋한 그런 하루가 좋습니다.         (99~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