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사, 강의감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아리아리짱 2020. 7. 27. 06:00

 

(이금이/창비)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만큼 흥미진진한 서사, 가슴 저리게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모계 가족 드라마의 현장이었다.(...)

책 표지의 김민식 피디님의 추천사처럼 몰입도 높은 소설로 자정이 훨씬 넘도록 눈물 훔쳐가며 읽은 창비 청소년 문학입니다.

1900년대 초 일제의 침탈이 시작될 무렵 한반도에서의 팍팍한 삶을 벗어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하와이 사탕수수 밭으로 노동이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노동 이주자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어도 결혼이 힘들어지자 고국에 사진 한 장 보내어, 그것으로 결혼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사진신부'로 결혼이민을 하게 되는 세 여인의, 세 엄마의 질곡 넘치는 삶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가족을 부양할 수 있고 결혼하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버들이, 결혼한 지 두 달만에 과부가 되어 조선에서 평생 수절하고 살아야 하는 운명인 홍주, 아비 없는 무당의 딸로 평생 업신여김을 당해야 하는 송화!

가련한 운명의 세 여인이 자신의 삶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의지로 새로운 삶에 도전으로 '사진 신부'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꽃다운 18살 세 여인이 낯선 땅 하와이에서 겪어내는 결혼이민 생활을 함께 견디어 내며 꿋꿋이 살아내는 그 모습들에 잔잔한 파문을 넘어 감동의 눈물을 훔치게 합니다.

학원이 있는 장림 근처에는 공단이 있어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물론 동남아 출신의 결혼 이주민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들도 처음 한국에 올 때는 밝은 미래를 꿈꾸며, 가족과 헤어져 낯설고 물 선 나라로 이주해 왔을 것입니다. 

무심히 그들이 조금은 살기 나은 한국으로 결혼 이주 왔겠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적응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앞선 세대에서는 가난을 극복하려고 결혼이주를 해야만 하는 나라였는데 지금은 결혼이주를 받아들일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된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결혼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새로운 땅에서 뿌리내리고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 도전이 필요한지 알았습니다. 지난날 우리 처지를 거울삼아 그들이 잘 적응해서 살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배려, 조화, 기쁨, 겸손, 인내의 첫 글자를 딴 '알로하'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자' 라는 하와이 원주민 정신이 결합된 인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