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2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를 읽고 독서모임에서 책 나눔을 했습니다. 이기호 작가님의 글은 쉬우면서도 문장 문장 사이에 스며든 따뜻함 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기호 작가님은 세 아이를 키우며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정말 맛깔나게 표현합니다. 무심코 어느 페이지를 펼쳐 보아도 입가에 슬며서 미소를 지어내게 하는 책입니다. 그 중 저에게 다음의 글들이 마음에 콕 들어와 앉습니다. 벚꽃이 지고 초록이 무성해지면, 다시 아이들은 그만큼 자나라 있겠지. 아이들의 땀 내음과 하얗게 자라나는 손톱과 낮잠 후의 칭얼거림과 작은 신발들. 그 시간들은 모두 어떻게 기억될까? 기억하면 그 일상들을 온전히 간질 할 수 있는 것일까? (13쪽) 책을 읽으며 지난날을 돌이켜 봅니다. 첫아이를 낳았을 때의 경이로움, 둘째인 딸아이를..

마중물이 되어준 책

남편은 애주가입니다. 몇 년 전 큰 수술 후 담배는 과감히 끊었는데 술은 여전히 즐깁니다. 미식가인 남편에게 소주는 안주를 맛있게 먹기 위한 소화 촉진제쯤으로 생각합니다. 술까지 끊어주면 좋으련만 그것은 저의 욕심인지라 일주일에 한 번 음주하는 것으로 타협했어요. 하지만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주 1회 음주는 지켜지기 힘듭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한 잔,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주로 한 잔, 특히 아들과 사위를 만날 때는 어김없이 기분 좋아서 한 잔을 외칩니다. 매 번 추가로 마시는 술 때문에 언쟁을 합니다. 남편의 건강에 크게 놀란 저는 남편의 음주에 느긋한 마음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름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맑고 향기롭게 살고 싶은데, 술에 관한 언쟁이 있을 땐 평온함이 와르르 무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