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딸집에서 한 주 더 머물고 주말에 다시 부산을 향했습니다. 부산으로 오는 도중 국립묘지 ‘영천 호국원’을 들렀습니다. 호국원에는 부모님이 함께 잠들어 계신 곳입니다. 3월이면 아버지 기일도 있어서 꼭 참배하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포항에 있을 때는 가는 길에 자주 들를 수 있었는데, 아들이 대전으로 이사한 후는 영천까지의 길이 쉽지 않습니다. 생전에 아버지는 가족에게 특히 자식들에게 그리 존경 받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조실부모하여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버지는 어머니와 우리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오랜 직업군인생활로 가족을 부하 직원 다루듯 늘 명령하고 스파르타식의 독불장군 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로부터 최대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25살에 이른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