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애주가입니다. 몇 년 전 큰 수술 후 담배는 과감히 끊었는데 술은 여전히 즐깁니다. 미식가인 남편에게 소주는 안주를 맛있게 먹기 위한 소화 촉진제쯤으로 생각합니다. 술까지 끊어주면 좋으련만 그것은 저의 욕심인지라 일주일에 한 번 음주하는 것으로 타협했어요. 하지만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주 1회 음주는 지켜지기 힘듭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한 잔,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주로 한 잔, 특히 아들과 사위를 만날 때는 어김없이 기분 좋아서 한 잔을 외칩니다. 매 번 추가로 마시는 술 때문에 언쟁을 합니다. 남편의 건강에 크게 놀란 저는 남편의 음주에 느긋한 마음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름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맑고 향기롭게 살고 싶은데, 술에 관한 언쟁이 있을 땐 평온함이 와르르 무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