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이면 예원이랑 함께 거닐었던 낙동강 벚꽃 30리 길입니다. 우리에게 행복한 추억을 잔뜩 안겨준 고마운 길입니다. 태풍이 몰아친 후 갔더니 곳곳에 오래된 거목들이 쓰러져 길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들이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태풍을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거나, 굵은 가지가 찢긴 채 쓰러져 있는 것입니다. 봄의 찬란했던 벚꽃 터널과 여름의 무성한 초록잎으로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과 휴식을 주었던 나무들이었는데.... 찢기는 아픔을 겪었을 나무들을 보니 내 마음도 아파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은 유지될 것이며 상처 입은 나무들은 치유되고, 뿌리째 뽑힌 나무들은 새로운 나무가 그 자리에 심겨 뿌리를 내릴 것입니다. 길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기에! 살아가다 보면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