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의 시간을 그리 즐거워하지 않는 나에게 요즘 주방 활동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란의 은은한 향기입니다. 작은 란에 때 아닌 꽃이 만발하여 눈의 즐거움뿐 아니라 그 신비한 향기가 주방을 넘어 집 전체를 감쌉니다. 주방 창틀 위에 둔 란에서 꽃이 만발한 것입니다. 남향의 앞 베란다에 두었을 때는 몇 년째 꽃이 잘 피지 않았는데, 북향의 부엌 창틀이 란에게는 더 좋은 환경인가 봅니다. 란 향기를 맡을 때마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로 가득 찹니다. '어찌 저런 풀에서 이런 아름다운 향기를 뿜을 수 있을까? 그저 흙에서 시작된 푸른 잎을 통해 저런 향기를! 저 향기를 이제껏 어디에다 품고 있었을까?' 향기를 품은 꽃은 자태와 색깔도 오묘하지만, 그 향기의 근원은 더욱 신기합니다. 사람도 저마다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