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호야 화분에 괭이밥이 불쑥 자란 것이 눈에 띄었다. 뽑아내려고 무심코 손을 뻗으니 초록 잎사귀들의 싱싱함이 느껴졌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잎사귀들이 영락없이 하트모양으로 앙징맞고 예쁘다. 토끼풀 잎사귀들보다 더 또렷한 하트모양이다. 계속 보고 있으니 내 눈과 내 마음에도 하트가 생긴다. 이 녀석들을 그냥 잡초라고만 하기에는 좀 안됬다는 마음이 든다. 애정을 가지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호야만 귀한 것이 아니라 괭이밥도 귀엽고 앙증스럽다. 잡초와 화초의 차이는 결국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그들은 그냥 존재할 뿐인데 인간의 알량한 판단과 잣대로 그것을 분류하는 것이다. 아파트 15층에 어찌어찌 씨앗들이 날아와 이렇게 뿌리내린 것이 신기하다. 그들의 생명력이 놀랍다. 이들 또한 끈질긴 생명력으로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