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와 함께한 시간들이 어느덧 37년이다. 마음은 여전히 푸르르지만 풋풋했던 우리들의 젊음과 청춘은 어느덧 빛 바랜듯 엷어져간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간들을 뒤로 한 채 이제 그저 평화스러움으로 함께 공존해야하는 시간들이 남았다. 이렇게 속절없이 세월과 함께 나이들어 가는 모습에 그저 바라만 봐도 안쓰럽고 애틋하다. 그런 안타까움들 속에서 불쑥 불쑥 삐져나오는 짜증과 화가 내 마음을 어지럽힌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아직도 서로에게 바꾸어지길 원하는 것으로 갈망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어리석고 어리석은 것일게다. 그저 다름을 인정하고 지켜보는 것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좋은 점만 찾아 그것을 크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한다. 없는 점 부족한 점을 아쉬워하는 순간, 평화의 전선이 깨지기 쉽다.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