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자 수진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코로나로 대학의 수업이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어 시험 대신 보고서 제출로 전환된 것이 많아서 학원에 와서 공부해도 되겠냐는 것입니다. 집에서 자꾸 나태해지니 집중할 장소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수업 소리로 좀 시끄러울 텐데 괜찮겠냐니까 카페에서도 공부하는데 문제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흔쾌히 와서 공부하라고 했습니다. 공부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저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습니다. 수진이는 중등 때 학원 다닐 때뿐만 아니라 대학 시절 내내 가끔씩 연락을 주며 5월이면 꼭 안부차 학원을 찾아옵니다. 사교육인 학원에서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이렇게 깊게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학생들과 인간관계를 강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기대하기 힘든 시대이니까요. 그런데 수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