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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시작하며

새 해인 2023년을 맞이하기에 앞서 12월 31일 저녁에 한 해를 돌아보았다. 올 한 해 각오를 다지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어느덧 한 해를 돌아보아야 하는 막바지에 이르렀다. 올해 가장 기억 남는 것? 캐나다 동생집 방문 올해 가장 즐거웠던 것? 손녀 예원을 포함한 온 가족 정선여행 올해 이루고자 했던 것? 첼로곡 하나 완성, 영어 책 한 권 외우기, 올해 잘한 것? 중국어 공부 시작, 올해 아쉬웠던 것? 남편과 평화롭게 지내기 인내심 부족. 토끼의 해인 2023년의 목표! 1. 복식호흡 의성어식 발성법으로 영어 책 한 권 외우기, 2. 중국어 매일 녹음, 3. 일본어 매일 녹음, 내게 주어지는 한 해를 또 뜨거운 가슴으로 맞이할 테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가 60세..

예원이와 도서관이 있는 미술관 나들이

예원가족이 연말휴가를 이용해 부산집에 왔다. 오랜만에 집에 사람훈기가 가득 찬다. 재미있는 추억 쌓기를 많이 하리라 했었는데 여의치 않다. 예원이가 고열을 동반한 폐렴이 온 것이다. 밤 새 고열에 시달리는 손녀와 간호하는 딸을 지켜보는 마음이 못 내 안쓰럽다. 딸은 동탄의 늘 다니던 소아과가 아니라서 통원 치료에 많은 불편함을 느낀다. 부산에서는 마음에 드는 소아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겨우 찾은 병원에서는 입원을 권유했지만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예원은 견뎌냈다. 나는 낮에는 비교적 잘 놀고 조금이나마 밥을 먹으니 굳이 입원시키지 말자고 했다. 외갓집에 와서 병원에서 시간을 다 보내기는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5일 정도 지나니 열과 기침으로 고생하던 예원이가 조금 진정국면으로 접어든다..

우리들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3)

캐나다 추억여행 3편이 이어집니다. 동생이 살고 있는 칠리왁은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어 두 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시애틀에 도착할 수 있다. 나는'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으로 기회가 되면 시애틀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동생 부부가 시애틀에서 1 박을 하고 빙하와 만년설이 뒤덮인 마운트 레니어 (Mt. Rainier National Park)를 등산하고 오자고 한다. 내심 기쁘고 신났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은 형식적 절차만 간단히 확인하며 넘나들기가 어렵지 않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느낌이다. 남편과 나는 미국 방문이 처음이라 출입국 사무실에서 간단한 절차를 밟기는 했지만, 동생부부는 그냥 무사통과였다. 국경을 통과한 후 이어지는 미국 농촌 풍경은 캐나다와 거의 ..

사랑은 김치를 타고~

나는 여전히 김치 난민이다. 양가 어머님들이 살아계실 적에는 두 분이 번갈아 공수해 주시는 김치를 미처 다 먹어내지 못할 정도로 풍성했다. 식당을 운영해서 자식 여섯을 다 대학 공부 시킨 시어머님은 음식 솜씨가 탁월하셨다. 어머니는 넷째 며느리가 살림에는 젬병인 것을 일찍이 알아차리셨다. 그래도 어여삐 여겨주시어 기력이 많이 떨어진 노년에도 직접 김치를 담가주시곤 했다. 친정어머니는 젓갈을 듬뿍 넣은 경상도식 김치를 담그셨다. 맏사위가 맛있게 잘 먹는다고 김치 떨어질 새 없이 만들어 주시곤 했다. 두 분의 김치 보살핌으로 그렇게 아쉬움 없이 살았다. 두 분이 연로하셔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가신 후에는 나는 김치 미아가 되었다. 김치 난민이 된 것이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입 맛에 맞는 김치를 발견하여 주문해..

돌아온 장갑 한 짝

지난 일요일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남편에게는 고난의 행군이 있는 날이었다. 전 날인 토요일은 부산 큰솔 나비 새벽 독서모임을 시작으로 동창회인 고은회의 녹명헌 방문, 오후 그린센터에서 영, 중, 일어 스터디 참석, 그리고 열매 통역 봉사단의 총회가 있었던 빡빡한 일정의 하루였다. 식사를 겸한 총회를 마친 후 뒤풀이로 노래방을 향했다. 오랜만에 봉사단원 거의가 함께 하는 시간이라 빠질 수가 없었다. 약간의 망설임을 안고 갔지만, 선배 선생님들과는 어렵고 어색한 벽을 허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 장갑을 끼려니 한쪽밖에 없었다. 오늘따라 일정이 많아 큰 가방을 들고 나왔는데 구석구석을 봐도 없다. 서울 친구가 선물해 준 추억이 있는 아끼던 장갑이다. 곧 되돌아 노래방을 향해 ..

역사와 문화의 공간, 녹(록)명헌(鹿鳴軒)

'고은회'는 고운 마음과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자는 뜻을 담은 고등 동창모임이다. 그런 뜻을 모아 네 명 모두가 '열매 통역봉사'의 회원이기도 하다. 스터디와 월례회에서 보기도 하지만 분기에 한 번씩 만나, 우리들만의 돈독함을 다진다. 그동안 코로나 등의 이유로 모임이 여의치 않았다. 오랜만의 우리들 만의 시간을 갖자며 바둑 하는 친구가 제의를 했다. '녹(록) 명헌'이라는 곳이 있는데 방문도 하고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다. 친구의 말에 우리는 무조건 좋다고 의견 일치를 봤다. 보내준 몇몇 사진만으로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가 우리를 엉뚱한 곳으로 이끌리는 없기 때문이다. 부산역에서 10시 30 분에 만나서 2 층에서 바로 연결된 부산항 국제 여객 터미널 쪽으로 나갔다. 고가 다리로 연결된 길..

131 회차 큰솔나비 독서모임

오늘은 2022년의 마지막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다. 우리 독서 토론회는 첫 째, 셋째 주 토요일 아침 7 시에서 9시까지 열린다. 새벽 6 시경의 지하철을 타야 독서모임이 열리는 장소에 느긋하게 도착할 수 있다. 깜깜한 새벽을 가르며 지하철 역에 도착 지하철을 기다린다. 약간의 추위와 설렘을 함께 느끼며. 지하철 문이 열리고 탑승하는 순간 집중해서 책을 읽고 있는 한 남자분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지하철 내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전문서적 같이 보이는 책이다. 그 집중하는 모습이 신선하면서 에너지가 느껴진다. 고개 숙인 모습을 자세히 보니 다대포에 사는 권재현 선배님이다. 오늘의 토론 도서가 아닌 세바시 시간을 통해서 우리 회원들에게 지식 나눔을 할 책인가 보다. 반갑게 ..

다빈치의 천재가 되는 7가지 원칙

인류의 역사상에는 많은 천재들이 있어 왔습니다. 그 천재들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연코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는 해부학자이자 건축가, 식물학자, 도시 계획가, 의상과 무대 디자이너, 요리사, 해학가, 엔지니어, 기마가, 발명가, 지리학자, 지질학자, 수학자, 군사 과학자, 음악가, 화가, 철학자, 물리학자, 그리고 이야기 꾼이었습니다. 다빈치에 대해 알고자 할수록 한 인간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인간의 능력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감마저 듭니다. 이 책은 다빈치처럼은 될 수 없지만 흉내라도 내면서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레오나르도는 끝없는 지식을 향한 탐구와 계발로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드러냈습니다. 인간 ..

드디어 '개운한 정리 수납 연구소' 오픈

부산 큰솔 나비 독서 모임을 이끄는 정인구, 강지원 회장님 부부가 창업을 했습니다. 두 분은 오랜 공직생활을 퇴직한 후 정리수납을 교육하고 실시하는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의 '신사업 창업 사관학교 지원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신박한 사업 아이템입니다.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운을 나누어 줄 좋은 사업이기에 선정되었을 것입니다. 강지원 선배님은 창업 준비기간 동안 여러 가지 정리수납 노하우를 강의와 유튜브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 주었어요. 정리정돈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막연했었어요. 선배님을 통해 냉장고 정리, 옷장 정리 수납 방법을 배우고 실행하니 정말 정리다운 정리가 되었습니다. https://tree2woo..

예원이의 세 번째 생일

손녀 예원이 얼마 전부터 전화할 때마다 "할머니 쵸코 케잌 사서 어서 와요"라고 말했다. 태어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 번째 생일을 맞이 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조그마한 아기가 어느새 자라서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똑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된 것이다. 설렘을 가득 안고 지난 주말 동탄을 향했다. 평소에는 예원의 먹거리를 많이 가리는 딸이지만 생일만큼은 손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가 보다. 예원이 어린이 집을 처음 갔을 때 간식 등 먹거리들이 딸의 평소 육아에서 벗어난 것들이 제공되면 딸은 많은 고심을 했었다. 딸은 웬만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단것들을 지양하는 육아를 해왔었는데 어린이집 간식들이 그 경계를 여지없이 허물었기 때문이다. 쵸코렛도 그중 하나다. 예원은 어린이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