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감사 72

비오는날 점심나들이

조금씩 내리는 비로 한적함을 기대하며 오랜만에 점심 나들이를 갔습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가덕도를 향한 것입니다. 가는 길에 지난번 30리 벚꽃 길의 활짝 핀 모습을 사진에 담아 봅니다. 비가 오는 오전의 한적함이 좋습니다. 거가대교 입구에서 가덕도로 향할 수 있는 샛길이 연결되어서 자동차로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거가대교가 생기기 전에는 배로 가덕도를 가야만 했거든요. 작은 포구를 낀 아담한 해안 풍경이 아주 먼 여행길을 나선 듯한 상쾌함을 줍니다. 그 바닷가에 작고 오래된 집을 개조한 돈까스 전문집 ‘1966정원’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1966 숫자가 궁금하여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가족 운영 식당이라 어머니 태어난 년도를 붙였다고 하네요. 20대의 딸과 아들이 요리하고 써빙도 직..

낙동강변 30리 벚꽃길

하루 종일 집에서 머물다 보니 툭 트인 공간이 간절해집니다. 해질 무렵 집 옆 낙동강 건너 김해공항으로 이어지는 벚꽃 30리 길을 향했습니다. 집에서 차로 이동 5분이면 바로 갈 수 있는 멋진 곳인데 이 길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아직 꽃봉오리가 망울망울 져서 활짝 피진 않았어도 가족단위로 봄맞이를 위해 제법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모두 마스크를 끼고 조심스레 봄나들이를 한 것입니다. 코로나 감염의 불안으로 갇혀 있던 답답함을 풀기에 좋은 열린 공간입니다. 하구언에서 시작하는 30리 벚꽃 길은 구포대교까지 이어져, 걷기와 마라톤은 물론 자전거도 탈 수 있게 잘 포장되어있습니다. 시멘트 길은 자전거를 위한 길이고 우레탄 길은 걷기와 달리기를 위한 길입니다. 벚꽃 터널로 이어지는 이 길을 끝까지 걷는 데는..

그래도 봄은 온다!

코로나 19로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들이 많아집니다. 삼시 세끼를 가족들과 제대로 챙겨 먹다 보니 체중이 갑자기 늘어난 ‘확 찐자’가 되었습니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 주기 위해 이럴 때는 좀 걸어 주어야 합니다. 주말 따뜻한 기온에 힘을 얻어 대신 공원의 엄광산을 정주행 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숲에 온 것입니다. 갇혀 있던 답답함을 털어내고 오랜만에 숲길을 걸으니 자연의 기운이 전해져 옵니다. 나뭇가지의 새순들과 갓 올라온 꽃봉오리들이 상큼합니다. 예쁜 빛깔들로 싱싱하게 물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촉촉이 젖은 낙엽 사이로 새싹들도 초록의 향연을 베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숲은 살아 꿈틀거립니다. 마스크 낀 채로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이 약간은 슬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

일상을 여행처럼

코로나 19로 인한 일주일의 휴원을 첫날은 우왕좌왕하다가 월요일 하루가 훌쩍 지나갔어요. 일주일 동안 좋아하는 책이나 실컷 읽으려 했는데 긴장감이 풀어져서인지 졸음 반 읽기 반의 하루 나절이 지나갔습니다.월요일 밤 딸이 아빠, 엄마 집에만 있기 답답할 텐데 여행 삼아 차를 가지고 동탄 집에 놀러 오는 것이 어떻냐고 합니다.남편은 나이들어 가면서 장거리 운전은 많이 피곤해합니다. 저 또한 운전이 편하지 않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요. 동탄의 딸 집 갈 때는 당연히 SRT를 이용하면 두 시간 조금 지나면 갈 수 있으니 편리하게 이용했어요.그런데 시국이 이래서 기차를 마음 편히 탈 수 없는 상황이라 꼼짝없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동탄까지 4~5시간 장거리 운전은 생각을 해 ..

송도반도 국가지질공원

여행자가 되어 떠나는 부산의 두 번째 여행지는 송도에 있는 ‘부산 국가 지질공원’입니다. 송도의 바닷가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부산 국가 지질공원’을 소개 하겠습니다. 송도 해수욕장 끝에서 암남공원에 이르는 해안 산책길에 지질공원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이리 가까운 곳에 이런 자연유산이 있는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부산 국가 지질 공원과 연결된 송도의 암남공원은 몇 번 와봤지만 해안을 따라 이렇게 경관이 빼어난 송도 반도에 있는 지질공원 탐방은 처음입니다.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시면서 풍광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8~7천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말 다대포-송도지역의 동쪽에 위치한 동래단층과 서쪽의 양산단층이 움직이면서 두 단층 사이의 땅이 벌어지고 움푹 꺼져 그릇 모양의 다대포분지가 만들어졌다. 이 분지에는 큰..

여행자의 눈길로 부산여행하기

남편의 5형제가 각각 가족을 일구어 손주들까지 다 모이면 30명이 훨씬 넘는 대가족입니다. 우리가 손을 좀 보탠다 하더라도 그 손님 치르기는 암 수술을 한 큰 형님에게 부담인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각자 형편껏 명절 즈음 시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각자의 집에서 명절을 맞기로 했습니다. 시댁 큰형님과 아주버님의 결단이었어요. 며느리 ‘명절증후군’을 겪던 제가 설, 추석 두 번의 명절이 달콤한 휴가가 된지 몇 년 째 됩니다. 그 기회를 이용해 가족여행 적금을 모아 가까운 나라는 웬만큼 다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제 딸이 결혼하고 출산해서 시댁과의 관계를 형성하니 명절 친정행이 쉽지 않은 듯하고, 혼자의 생활이 익숙해진 아들은 머쓱하게 집에서 우리랑 지내는 것도 그리 편하게 느끼지 않..

동해안에서의 파자마파티

올해로 37년의 긴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는 후배를 축하하기 위해 절친과 함께 파자마 파티를 떠났습니다. 할머니가 되어 바쁜 와중에 미리 계획 되어 있던 약속이라 어렵게 함께 했습니다. 매 달 여행적금을 모아 왔지만 서로의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아 이번에는 국내여행으로 ‘퇴직축하 파자마파티’를 계획 한 것입니다. 동해안의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 어느 듯 밤이 깊어갔어요. 함께하는 시간이 편안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나이 들수록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고등학교 때 다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지라 학창시절의 끈끈한 추억들이 많습니다. 서로에게 공감대가 크니 나이 들수록 서로가 편안하게 느껴지고요. 주변에 이제 하나 둘 은퇴자가 늘어납니다. 후배는 금융업계에서 버텨내며 지점장까지 해 낸 의지..

성북시장 웹툰 이바구길

김민식 피디님의 책 소개 씨리즈가 신간이라서 인근 도서관에는 없었어요. 집에서 자동차로 30분 쯤 걸리는 좌천동에 위치한 동구도서관에 있는 것을 알고 주말에 나들이 삼아 갔습니다. 자동차로 산꼭대기를 향하는 길이 머리끝이 쭈뼛 설 정도로 길이 좁고 가파른 길의 연속이었어요. 이런 산 비탈길은 제가 이제껏 처음 가보는 아주 높은 산마루에 위치한 동네였습니다. 부산말로 그야말로 ‘산만디’에 있었어요. 동구 도서관은 새로 신축중이라서 폐교된 좌천 초등학교에서 임시로 도서관을 운영 중이었어요. 도심 가운데에 있는 학교가 폐교가 될 정도로 지금은 나이 드신 분들만 살고 계시는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동네였습니다. 6.25 동란 때 피난민들에 의해 급하게 지어진 집들과 마을이어서 산꼭대기 따닥따닥 붙은 집들은 살..

연오랑과 세오녀의 포항

설화 연오랑과 세오녀 아들 방문 후 집으로 오는 길 에 연오랑 세오녀 설화로 유명한 포항의 테마공원을 들렀습니다. 삼국유사 권1에 수록된 ‘연오랑 세오녀’이야기는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신화 (해와 달이 이 세상에 있게 된 내력을 밝히는 이야기)이자, 포항지역의 대표설화로 고대의 태양신화의 한 원형으로 꼽힌다. 신라 제 8대 아달라왕 4년 9157년) 동해 바닷가에 살고 있던 연오와 세오 부부가 일본으로 가게 되면서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가, 일본에서 보내 온 세오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다시 빛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안내 카달로그에서) 그 설화를 벽화로 꾸며 놓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놓았답니다. 그 벽화의 글들을 그대로 옮겨보면 연오랑과 세오녀는 신라의 동해 바닷가에 사는 금..

공원 걷기로 생일 축하 하기

(바다에 양식장이 보입니다.)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때는 남편의 생일상을 준비해서 항상 어머니를 집에 모셔서 함께 식사를 했었습니다. 제사나 차례는 큰 집에서 지내는지라 우리 집은 떡을 할 일이 없었어요. 1년 중 딱 한 번 남편 생일날 방앗간에서 떡을 해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독립하고 우리 부부 둘 만 남으니 떡을 하는 것도 번거롭고 음식도 남으면 처리하기도 힘들어 수수경단과 단감을 조금 샀습니다. 아들, 딸과는 지난달에 미리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며 식사를 했습니다만 막상 생일 날 그냥 지나가기에는 조금 아쉬웠어요. 이 번 생일은 단출하게 아점으로 미역국 정찬을 함께 먹고 명지 옆 신호동에 있는 아담한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멀리 거가대교를 향하는 다리가 보입니다.) 바다를 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