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한 구절씩 써온 논어를 2 년에 걸쳐 마무리했다.
그저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이 가장 느린 독서법인 필사로 논어를 읽어 낸 것이다.
동양사상의 근간인 <논어>를 한 번은 읽어야겠기에 시작한 여정이었다.
필사는 느리게 느리게 걸어도 매일의 한 걸음이 결국 도착지에 이른다는 작은 기쁨을 주었다.
펜으로 어설프게 써온 한자들과 한글 뜻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느끼며 얼마만큼 지평을 넓혔을까?
논어를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본다.
1-1.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뜻을 같이 하는 자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첫 글로 '학이'편을 시작으로 마지막 아래의 '요왈' 편으로의 마무리이다.
20-3.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부지명, 무이위군자야;부지례, 무이립야; 부지언, 무이지인야) :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나설 수 없으며, 말을 분변 하지 못하면 타인의 진면목을 알 수가 없다. *分辯(분변) ; 옳고 그름이나 참되고 거짓됨을 가리는 것.
공책 두 권으로 새기듯 쓴 글들이지만 내 머릿속과 가슴에 남아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현대에서는 더 이상 쓸모없는듯한 지나친 예법들도 있다. 그런 연유로 논어를 더 이상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분명 그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고전 중의 고전임에는 분명했다. 군자의 삶의 자세에 대해서 알고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인(仁)에 대하여 오롯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논어의 보석 같은 글들 중에 나는 다음의 글귀만은 평생 꼭 간직하고 싶다. 그 방향으로 내 삶을 꾸려가고 싶다.
5-2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 : 노인들은 편안하게 해주고, 벗들은 신의를 갖도록 해주고, 젊은이로 부터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2-12 君子不器 (군자불기) : 군자는 그릇처름 국한되지 않는다.
도올 선생은 군자불기를 '대기만성'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셨다. 즉 열심히 노력해서 제한된 그릇을 이룬 다음, 그 그릇을 넘어서는 더 큰 경지를 향해 나아가야한다 라고.
나는 내 그릇을 채우고 그 그릇을 넓혀가고자 한다. 인간의 삶과 자연의 섭리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그 가운데서 인간의 따뜻함을 공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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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논어>의 문을 두드리다
본격적인 책 읽기 재미에 빠지면서 동양고전 읽기에 대한 갈망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첫 시도 때의 난감함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20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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