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21

초등 문화 전달자 '아재'

함께 공부하는 학생 중에 초등 6학년인데 키가 작고 얼굴이 동안인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이 친구를 외모와는 정 반대로 ‘아재’라는 별명으로 칭합니다. 오후 나른하고 지칠 때쯤이면 개그를 하나씩 터트려줍니다. 그러니 제가 ‘아재’로 모실 수밖에요. 며칠 전 같은 6학년 남학생이 문법 숙제장을 풀어 왔는데 평소와 달리 틀린 것이 많았어요. 채점 표시를 보며 ‘비가 쭉쭉 내리는데, 영혼 없이 숙제 할래요’라고 혼냈지요. 그 옆에 있던 ‘아재’가 하는 말, “친구야! 그러니까 잘 모르겠는 것은 ‘찍지’ 말고 ☆표를 해야지. 그래야 은하수가 되지! 그러면 샘한데 혼은 안나~!” 그러더니 어제는 선생님 ‘우울할 땐 똥 싸~!’ 라는 팝송이 있는데 들어 보실래요 하는 것입니다. 유튜브를 찾아서 친절히 들려줍니다. ..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오랜만에 장영희 선생님의 글 (샘터)를 읽었습니다. 선생님은 따뜻한 영혼의 단비 같은 좋은 글들로 우리에게 많은 위로를 주신 분입니다. 많은 고통 받는 분들에게 그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 위로 하셨던 선생님이 새삼 그립습니다. 선생님은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 강의를 하시며, 좋은 글들도 많이 남기셨습니다. 선생님의 글들을 읽으면 전해져오는 그 따스함에 나도 왠지 선하게 착하게 살아가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이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을 인용하시며 행복에 이르는 길을 안내하십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

작가특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들렸어

(글.그림 도대체/은행나무)는 지난 주말 도심 속 여행지 ‘성북시장 웹툰 이바구길’을 체험할 수 있는 우연한 행운을 이끈 책입니다. 김피디님 책 소개를 보는 순간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어설픈 초보 블로거이자 가족 내 작가인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 되는 부분이 아주 많았습니다. 매일 매일 글 올리기가 자신과의 마감약속인지라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글감을 찾으려 헤맨답니다. 마감에 쫓기어 마른수건 쥐어짜듯 글감 찾기 나서는 작가님들 심정 백배 공감합니다. 글 저장고에 수족관의 수조 채우듯 초고 글들 채우는 것이 소원이지만 그런 날이 언제 오려나요! ‘남의편인’ 옆의 분이 어제 200번째 글 올렸다고 좋아하더니 오늘 당장 준비된 글감이 없다고 그러냐고 한소리 하시네요...

블로그 글 200개로 이끌어주신 스승님과 선배님

오마나~! 세상에~! 김민식 피디님이 에 외부연사 초청의 글로 제 글을 올려주시다니~! 남편의 표현대로 이것은 정말 '가문의 영광'입니다. https://free2world.tistory.com/2295 저의 새로운 스승님을 소개합니다 블로그 댓글 단골 손님을 모아 점심을 대접한 적이 있어요. 그때 오신 분이 '섭섭이짱' '아리아리짱' '꿈트리숲' '보리랑'님이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했어요. '이 분들은 나의 벗이자 스승이로구나.' 네 분.. free2world.tistory.com 피디님의 을 통한 제 삶의 많은 변화들에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피디님 책 로 시작된 블로그 방문 3년차 인연이 오늘의 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긍정에너지 가득한 날마다의 블로그 글을 통해 배우면서, 나..

성북시장 웹툰 이바구길

김민식 피디님의 책 소개 씨리즈가 신간이라서 인근 도서관에는 없었어요. 집에서 자동차로 30분 쯤 걸리는 좌천동에 위치한 동구도서관에 있는 것을 알고 주말에 나들이 삼아 갔습니다. 자동차로 산꼭대기를 향하는 길이 머리끝이 쭈뼛 설 정도로 길이 좁고 가파른 길의 연속이었어요. 이런 산 비탈길은 제가 이제껏 처음 가보는 아주 높은 산마루에 위치한 동네였습니다. 부산말로 그야말로 ‘산만디’에 있었어요. 동구 도서관은 새로 신축중이라서 폐교된 좌천 초등학교에서 임시로 도서관을 운영 중이었어요. 도심 가운데에 있는 학교가 폐교가 될 정도로 지금은 나이 드신 분들만 살고 계시는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동네였습니다. 6.25 동란 때 피난민들에 의해 급하게 지어진 집들과 마을이어서 산꼭대기 따닥따닥 붙은 집들은 살..

식이 친구 아리아리

아들, 딸 독립한 후 단출한 두 식구인 우리 부부만 남았습니다만, 각자의 일정으로 주 중에는 함께 식사하기가 쉽지 않아요.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식사를 하고, 저는 블로그 글쓰기와 국선도 수련을 마치고 아침을 먹습니다. 점심은 각자의 일정으로 편한 시간에 먹고, 저녁은 또 남편 혼자 먼저 먹습니다. 저는 일이 늦게 마치는 지라, 고구마 등 간단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많지도 않은 달랑 두 식구가 이건 조금 아닌 듯해서 주 중에 한 번 날을 정해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정했습니다. 요리해서 먹기에는 바쁜 일상이라 맛 집 데이트로 평일에 한 번 식당 순례를 하는 걸로요. 맛 집을 찾아다니면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중년 부부의 팀워크를 다집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를 측은함이..

나의 제자 백희

(대신공원 돌담길) 나의 제자 ‘백희’ 백희는 초등학교에서 중등까지 저랑 함께 공부한 학생입니다. 타고난 총명함과 집중력으로 중등 내내 성적이 우수하여 외국어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외고에 진학한 백희는 빡빡한 학교 공부를 소화해 내기에는 몸집작고 약한 체력으로는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일반고로 전학하여 학교생활을 해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부터는 가끔 궁금한 문제는 카톡으로 질문하며 혼자 스스로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그 백희가 올 해 수능을 치고 나서 엄마와 함께 학원을 방문했어요.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요. 고등학교 진학 후 이사를 해서 자주 보지 못했거든요. 함께한 백희와 엄마는 정말 다정한 자매같이 보입니다. 체구도 비슷하고 얼굴이 많이 닮았어요. 무엇보다도 사이가 아주 좋아요. 학생들과 ..

Wonder

( R.J Palacio/ KNOPE) 영어샘들과 스터디로 영어 원서 읽기를 꾸준히 해오다가 각자가 사정들이 생겨서 중단하게 되었어요. 를 혼자서도 계속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잘 실행되지 않았답니다. 3P바인더 과정을 배우고 나서 날마다 ‘to do list'를 점검하면서 하루 한 쳅터 씩 읽기를 시도 했습니다. 꾸준히 하니 어느 듯 읽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책도 오래전 사 놓은 으로 한 쳅터씩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절대 자랑 질 아니고 이렇게 해야지 저의 실행을 꾸준히 할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는 문장이 쉽고 간결하여 원서읽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내용이 친숙하고요. 안면 기형으로 태어난 August (Auggie)는 여러 번의 수술 후에도 가족의 보호아래 홈스쿨..

말랑말랑 학교

아래의 주소, 리하 작가님의 블로그 글에서(착한재벌샘정/행복에너지) 를 알게 되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얼른 읽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leeha517/221705107980 '말랑말랑 학교' 제목이 주는 어감만으로도 따뜻한 에너지가 벌써 전해져 와서 마음이 말랑말랑 해집니다. 무너진 공교육 현장에서 과학교사로서 33년 을 지도하시며, 아이들과 더불어 아이들 편에서 아이들 마음을 읽어주고 함께 하는 선생님이 계신다는 것만도 아주 희망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스스로를 웃음이 많고, 심하게 예쁜 척을 하며, 타인들과 더불어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말랑말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소개하십니다. 착한재벌샘정은 그 에너지 넘침으로 별명들이 많습니다. '모성애 결핍증환자', '오드..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임승수/서해문집) 지난 금요일부터 한기가 들면서 감기 몸살 기운이 감돌아 주말은 그냥 푹 쉬어주는 걸로 자신에게 휴식을 주었어요. 감기에 특히 취약한 체질이라 틈틈이 걷기와 계단 오르기, 국선도로 단련을 해왔는데 갑작스레 밀어닥친 추위를 피할 길이 없는 이 순두부 체력! ‘꼬꼬독’에서 김민식 피디님이 추천하신 를 읽었습니다. 그 제목이 ‘나는 행복한 저질체력입니다’ 와 묘하게 겹쳐지는 나만의 생각입니다. 저자는 서울대 공대출신으로 대기업 반도체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현재는 인문 사회분야 전업 작가로 지내고 있습니다. 등이 있습니다. 책이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단 숨에 읽었습니다. 임승수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이어서 읽어보고 싶은 매력이 넘치는 필체입니다. 이공계 출신의 저자가 자본론에 관한 책..